| 마음에도 빈익빈 부익부가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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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분석학이라는 학문과 치료 방법을 새로 도입했다고 할 수 있는 프로이트는 인생 중에서 처음 5년 정도가 중요하고 그 이후의 삶은 그 5년 간의 경험에 좌우된다고 했다. 거부감이 들기 쉬운 얘기인데, 어떤 때 보면 맞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다. 그의 의견과 약간 다른 방향이지만 비슷한 생각을 할 때가 있다. 경제 현상인 가난한 사람은 점점 더 가난해지고, 부자는 더욱 더 부자가 되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마음에도 나타나더라는 것이다.
사람이 전에 안 좋은 일을 많이 경험한 사람들은 새로운 경험을 할 때 안 좋은 쪽으로 해석하고 그에 맞춰서 대처할 가능성이 많고 반대로 좋은 경험이 많았던 사람들은 긍정적인 방향으로 생각을 하는 것이다. 가장 쉬운 예로 약점을 지적하게 되면 상처가 많아서 마음이 예민한 사람들은 약점을 지적하는 일이 또 한번의 상처되는 경험이 된다. 사실 어떤 일을 하든 처음에는 잘 못할 수 밖에 없고 어린 시절에는 약점이 많기 마련이다. 그래서 그 사람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자기 약점을 잘 극복하는 경험이 중요한데 약점을 잘 다루지 못하고 그 약점 때문에 계속해서 마음의 상처를 받게 되면 발전을 기대하기 힘들 것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런 점은 점점 가속도가 붙는다는 것이다. 처음에 한 두번 잘 못해서 성취가 낮고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면 약간 우울해지기는 하겠지만 그래도 다시 도전할 기는 살아 남는다. 그런데 안 좋은 일이 몇 번 더 반복되면 기가 죽어서 위축되고 사소한 지적에도 민감해지고, 갈수록 더 예민해진다. 어느 한도를 넘으면 그런 지적을 도저히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아예 회피하고 도망간다. 그러면 잠재력을 가지고도 발휘를 하지 못하거나, 요즘 말로 좋은 스펙 즉 좋은 조건을 가지고도 도전하기 보다는 숨어 있으려 한다.
긍정적인 경험을 한 사람들은 그와는 다른 경로를 밟는다. 사실 좋은 경험을 했다고 해도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서 큰 차이가 나게 더 행복하고 더 좋은 일만 있었던 건 아니다. 처음에는 차이가 크지 않다. 하지만 비슷한 일을 경험했을 때 더 편하게 받아들이니까 조금 더 냉정하게 현실을 대할 수 있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도 새로운 일을 더 긍정적으로 그리고 편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들을 더 좋아하니까 일정 시점이 지나면 좋아하는 사람, 힘이 되는 사람이 점점 많아 진다.
부익부는 모르겠지만 마음의 빈익빈은 막을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너무 큰 상처나 안 좋은 경험이 있다면 그 문제는 두고 두고 자기 앞길을 가로 막을 수 있으니 생의 어느 시점에서는 다뤄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 때문에 일시적으로는 시간이나 에너지의 낭비가 생길지 모르겠지만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심한 정도가 아니라면, 자기 앞에 닥치는 일을 있는 그대로 보려하면 좋겠다. 자기 안테나에 걸리는 것이라면 알고 있으니 편견 없이 대하면 되고, 자기는 모르는 것이라면 세사람이 지적한 일이나 세 번 경험한 건 자기 탓이라고 생각하고 고치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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