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취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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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이란 계절은 내가 참 좋아하는 계절이다. 태양이 좋고, 예쁜 옷들이 많아서 좋다. 태양처럼 오롯이 자신을 드러내, 뜨거운 에너지를 마음껏 충만하기 참 좋게 때문이다.
볕이 좋은날, 가끔 대형서점에 가곤 한다. 며칠전 갔던 한 대형서점이 여름 맞이 글판을 새로 바꿨다. 주로 <시>나 <문학작품>의 한 구절을 따오다가 20년만에 처음으로 힙합가사를 써서 눈길을 끌고 있는데, 그 주인공은 힙합래퍼 <키비>의 노래 <자취일기> 중 한구절이다. <<너와 난 각자 화분속에서 살아가지만/ 함께 햇빛을 받으며 살아가는 것>> 짧지만 강한 인상을 남긴 구절이 좋아, 인터넷으로 검색을 좀 해봤더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좋아하던 노래였다. 특히 노랫말처럼, 처절한 자취생들의 공감대가 눈에 띄었다. 노래가사를 좀 살펴보니 <<아침에 눈 떠보니, 헝클어진 이불은 그대로/ 설거지는 어제보다 두배로/ 홀로 앉은 밥상과 해장국 없는 아침의 처절함/ 어지간히 먼지 쌓인 방구석을 보고 있자니 / 이것 참, 괴롭고 외롭다.>> 이런 가사의 내용인데, 적잖은 공감을 하고 있다면, 당신은 자취생이거나 솔로이거나, 젊음의 태양을 간직하고 사는 사람이다.
참 볼품없는 자취생의 생활은, 그러나 반전이 있다. <<어느날 우리집 옥상을 올라갔더니 따듯한 햇빛과 바람이 있었고, 마른꽃, 작은 화분에서 기쁨을 느끼기 시작했다>>는 말. 방에만 갇혀있던 내가 세상 밖으로 나갔더니, 하늘엔 태양이 있었고 바람이 불고, 작은 화분속에서 가장 위대한 생명을 본 것이다.
왜 그럴 때가 있다. 생활은 달라진 게 없지만, 생각이 바뀌면서, 세상의 모든 기쁨을 얻게 되는 그 순간. 작은 것에서 알아채는, 행복의 기쁨 같은거 말이다. 이 노래가사의 가장 핵심은 요 부분이다. <<너와 난 각자 화분속에서 살아가지만/ 함께 햇빛을 받으며 살아가는 것/ 우린 각자 화분에서 살아가지만/ 서로에게 기댄다는 것>>
그러니까 인간은 각자의 공간에서 고독하게 살아가지만, 공동의 목적은 언제든 소통의 공간에 나와 서로 기대고 공감한다는 것이다. 아~ 감동적이다.
햇볕이 좋은 계절 6월이다. 어두운 커튼을 젖히고, 고독의 방에서 나와 보자. 우리가 얼마나 기댈 곳이 많고, 할 얘기가 많은지. 이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우리, 많이많이 느끼며 살아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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