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버지 때문에 가정이 흔들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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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아버지가 술만 마시고 들어오면 심하게 다칠 만큼 어머니를 때리고 오빠까지 때리십니다. 그럴 때마다 어머니는 집에 있지 못하고 다른 집으로 도망가곤 하십니다. 그러면 아버지는 주무시지도 않고 어머니를 찾아 온 동네를 뒤지며 집집마다 행패를 부리십니다. 혹여 어머니가 숨어있는 집을 찾아내면 그 집에 피해를 주기 때문에 나중에 어머니는 이웃집에 숨어 있을 처지도 못되었습니다. 아버지 때문에 하는 수 없이 오빠와 바깥에서 생활하게 되었습니다. 여름에는 괜찮지만 겨울에는 논에 있는 짚더미에서 추운 밤을 지새야 했기 때문에 온몸이 얼어버리기 일쑤였습니다. 가끔 제가 어머니에게 도망갔으면 그 고생은 하지 않았을 것 아니냐고 말하면서도 우리를 버리고 가지 않은 엄마에게 무척 고마움을 느낍니다.
만약 어머니가 집을 나가셨다면 우리들의 생활은 더욱 비참해졌을 것입니다. 하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어머니가 경제권을 쥐고 있었고 그래서 이혼하셨다면 자라면서 아버지에게 상처받는 일 따위는 없었을 거라는 생각도 듭니다.
여자가 남자에 의해 비참한 인생이 되기도 하고 행복해지기도 하는, 말하자면 남자에 의해 여자의 인생이 좌지우지되는 것은 정말 너무나 화나는 일입니다. 요즘 저희동네엔 아이들을 버리고 나가는 어머니들이 많습니다. 그런 집들을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이를 버리고 나간 어머니만 욕합니다. 남자 때문에 견디지 못해 나간 것인데도 말입니다.
이제 어머니라는 말만 들어도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나 자신이 이혼을 권장하는 건 아니지만 경우에 따라 바람직하다고 여기고 있습니다. 가정사 때문에 제가 점점 위축되고 성격이 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걱정입니다. 작은 일에도 소스라치게 놀라고, 특히 남자에 대한 이유없는 분노가 가끔 치밀곤 합니다. 저 자신을 마인드컨트롤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려주시길 부탁드립니다.
A: 자기들을 버리고 도망가지 않은 엄마에게 감사하는 자녀들은 기본적으로 자기들의 삶에 긍정적이고 다른 일에도 감사하는 태도가 배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술 취한 아버지께서 어머니를 구타하고 행패를 부리실 때 정의감과 울분을 느꼈을 것이므로 오히려 약자를 사랑하게 된 경우라 너무나 다행스럽습니다.
잘난 어머니 밑에서 안하 무인이 되어 커서도 남의 사정 모르는 사람과 비교할 때 운이 좋기는 하지만 어린 가슴에 깊이 스민 상처가 자기도 모르는 사이 성격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이런 경우 초조해지기 쉽고 쫓기는 듯한 불안감으로 느긋하거나 안정된 상태가 되지 못하는 성격이 나타날 수 있으니 명상을 자주하고 의식적으로 자신을 조절하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직접적으로 아버지를 밉다고 말은 안하지만 큰 분노를 삼키고 살게 될 터인데 힘들지만 점차 아버지를 용서해야 자신에게 좋다는 것도 말씀드리고 싶네요.
무엇보다도 속에 맺힌 것이 있으면 인간관계가 순조롭지 못하거나 자기도 모르게 마음이 무거워 좋은 운이 들어오는 것을 막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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