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야구 30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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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우리나라를 비롯해서 미국과 일본 모두 프로야구가 정규 시즌이 끝나고 포스트 시즌 경기를 치르고 있다. 세 나라 모두에서 박진감 넘치는 경기가 벌어져서 야구를 좋아하는 팬들의 마음을 설레이게 하고 있다. 그리고 오늘 금요일에는 정규 리그 1위인 SK 와이번스와 전설로 남을 만한 명승부 끝에 두산 베어스를 누른 삼성 라이언즈가 패권을 다투는 한국 시리즈가 시작되는 날이다.
사실 처음에는 경기를 좀 더 자주 한다는 정도의 의미 밖에 없었던 프로야구가 지금은 상당히 세련되어 졌다. 우선 우리 선수들이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것만 봐도 선수들의 실력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아졌다. 처음에는 사회인 야구팀에서 뛰던 최일언 선수가 리그를 대표하는 투수가 될 정도였지만 지금은 프로야구의 본 고장인 메이저 리그에서 뛰던 선수가 와도 적응기간이 필요하다. 정말 이제는 야구에도 달인들이 수두룩하다. 선수들이 기량이 향상된 것은 프로야구 선수 출신 감독들이 학생 야구의 지도자를 하면서 어린 시절부터 기술은 물론, 프로의식도 전수했기 때문일 것이다. 동문 출신의 두 선수가 밤새 술을 마시고 그 다음날 호투했다는 전설은 그 두 사람의 월등한 실력 뿐 아니라 당시의 어수룩한 분위기도 묻어 나오는 것 같아서 미소를 짓게 한다. 프로야구 구단도 진화된 모습이다. 물론 열성 팬들의 눈에는 못 마땅한 구석이 많겠지만 그래도 팬들에게 사랑받던 스타 선수들을 예우하는 모습을 보면 승리 수당을 못 받아서 태업을 했다고 하는 초창기의 괴물 투수 장명부 선수의 소속 구단의 떠오른다. 언론도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그냥 그날 그날의 선수의 성적이나 나열하면 프로야구 기사가 되었으니 기자들 머리 속에 “야구 기자하기 참 쉽죠?”라는 말이 어른거렸을 것 같다는 상상도 해 본다. 그런데 요즘에 나오는 기사를 보면 야구에 대한 깊이 있는 시각으로 쓴 글들이 많다. 관중들도 달라진 걸 느낀다. 물론 아직도 자기가 선수라고 착각을 해서 운동장으로 먹거리 던지기 연습을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과거에 선수단 버스를 불 태우던 시절과 비교하면 애교스럽다. 팍팍해진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를 대입시키면 야구 관중들은 많이 점잖아 진 것 같다. 관중들의 구성 자체도 달라졌다. 소주병 흔들며 취기를 마구 발산하던 아저씨 보다는 좋아하는 선수들 보라고 예술작품 같은 어여쁜 여성들이 훨씬 더 많아진 것 같다.
이 모든 변화를 요약해 보면 아마도 ‘진화와 문화’일 것이다. 처음에는 과도한 승부욕이나 정치적 동기나 지방색 같은 외적인 요인들이 많이 작용했지만 오래 살아남으면서 처음과는 많이 다르게 발전되고, 독자적인 문화를 만들어 내고 있는 듯 하다. 뭐든 다 마찬가지가 아닐까? 조급한 비판보다는 성숙해지는 과정을 인내를 가지고 바라봐 좋겠다. 내려갈 팀은 결국 내려가듯, 살아남은 것들은 다 성장통 겪으며 어른이 된다. 이번 한주는 한국시리즈나 즐겨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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