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격 이후의 자유연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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끔찍하고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 그동안 그토록 ‘같은 민족’, ‘우리 민족끼리’를 강조하더니 죄없는 민간인들을 향해서 포격을 가했다. 그리고 나서는 또 우리에게 손을 벌리기 위해서 금강산회담을 제의했다. 이런 북한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는다. 자기가 어제 무슨 일을 했는지 기억을 하지 못하거나, 자기들이 한 일이 어떤 의미인지를 모르는 것 같다. 아니면 상황판단이 되지 않아서 헛소리를 하는 것인지? 아니면 개성이나 금강산에 있는 우리 국민들이 인질로 잡혀 있는 셈이니 남쪽에서 세게 나오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지도 모르겠다. 그도 아니면 핵이 있으니 우리 국민 전체를 인질이라고 생각하는 건 아닐까?
북한은 우리에게 무엇일까? 아마 서로 결혼한 이후에도 여러 가지 책임을 져주어야 하는 무능한 동생이라는 게 가장 가까울 것 같다. 툭하면 술 취해서 한 밤중에 찾아와서 행패부리는. 통일이 되기 전이라면 이런 식으로 계속 시달릴 것이고, 통일이 된다면 남쪽 사람들이 세금을 몇 배로 내야 온전한 나라로 유지가 될 것이다. 그것이 우리 세대에게 주어진 시대의 책임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고생은 기꺼이 할 각오는 되어 있다. 그렇지만 가뜩이나 노령화되고 있는 우리나라인지라 마음이 무겁다. 이미 중년에 접어든 우리 세대야 그렇다 치더라도 젊은 세대들의 부담이 너무 클 것 같아 안쓰럽다.
국제 정세를 봐도 마음이 편치는 않다. 잘 생각해 보면 우리를 둘러싼 여러 나라들이 바라는 건 우리나라에서 전쟁이 국지전 정도로 나서 현상유지는 되지만 경제가 무너지는 경우가 아닐까 싶다. 잘 나가는 삼성 텔레비전을 보고 소니가 속상할 것 같고, 자동차가 자존심이었던 미국 사람들이 ‘굴러다니는 양철통’이라고 비웃었던 현대를 보면 속이 많이 쓰릴 것 같다. 그 외 피땀 흘려 일궈 논 우리의 여러 기간 산업이 무너지면 좋아할 나라들 많을 것 같다. 최근에 읽은 화폐전쟁이라는 책을 읽었다. 히틀러와 스탈린도 좌지우지 했던 국제 금융 세력의 얘기를 다루고 있는데, 제이차 세계대전 이후 소련에게 원자폭탄의 설계도를 주고 이스라엘 건국 지원을 받았다고 하는 식의 음모론적인 얘기들이 펼쳐진다. 심증만 있는 그런 얘기들이지만 꽤나 설득력이 있어보였다. 그런 시각으로 보면 그들에게 북한 하나 자기들이 원하는 대로 움직이게 조정하는 건 일도 아닐 듯 하다.
우리가 국력이 강한 데도 북한에 끌려다니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아마도 싸우면 잃을게 많다는 사실일 것이다. 분명 그냥 대충 내팽개쳐도 되는 나라는 아니다. 이런 저런 문제가 많긴 해도 지난 60년의 세월은 우리에게 소중했고, 다른 누구도 아닌 우리가 잘 가꿔나가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 무엇보다, 이번 포격으로 목숨을 조국에 바친 두 장병과 희생당한 연평도민들에게 감사와 위로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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