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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음악은 욘사마의 손에서 시작됐다
작성자 관리자

[인터뷰] 이제 서른 살, 데뷔 10년차 음악감독 이지수

누나와의 금기시된 사랑과 이를 깨뜨린 자를 향한 복수심으로 결국 자기 파괴에 이른 영화 <올드보이>의 이우진. 겉으론 잔잔하지만 광기 어린 내면을 지닌 이 캐릭터의 처연한 아름다움을 왈츠로 풀어낸 우진 테마(Cries of Whisper). 음악만으로도 좋지만 영화 속 우진의 감정까지 묻어나오기 때문에 더 완성도 높은 곡이다. 대종상영화제, 대한민국영화대상, 영화평론가상에서 음악상을 받은 이 곡은 이지수(30) 음악감독의 25살 때 작품이다.

이지수 감독이 음악을 업으로 삼은 지도 벌써 10년. 이제는 감독이라는 호칭이 어색하지 않은 나이가 됐다. 그의 이름은 모르더라도 들으면 귀에 익은 곡도 꽤 만들어냈다. 영화 <실미도> OST인 '684 부대', 드라마 <겨울연가>의 '처음', 체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협연한 '아리랑 랩소디', 최근 현대자동차 CF에 삽입된 경쾌한 곡 'Flying Petals' 등이 대표곡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아직 개봉하지 않았지만 17일 앨범을 발매한 애니메이션 <마당을 나온 암탉>의 OST와 9월 공연 예정인 <겨울연가> 소극장 뮤지컬까지 이지수 감독은 거의 모든 매체의 배경음악을 경험했다.


영상 위한 음악, 답답하지 않아요?
서울 논현동의 녹음실에서 만난 이지수 음악감독은 애니메이션 <마당을 나온 암탉>의 OST 작업을 마친 터라, 한결 여유로워 보였다.
작곡가에게 배경음악은 선을 넘지 않아야 한다는 틀이 존재하면서도 영상과 조화됐을 때의 힘이 매력적인 작업이다. 일본의 유명한 영화음악가 히사이시 조는 한 인터뷰에서 "영화음악은 영상과 음악이 함께 있을 때 비로소 하나의 작품이 된다"며 "음악의 주장이 강하면 영상의 장점을 뭉개버리기도 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이지수 감독의 생각은 어떨까.
"저도 처음에는 엔니오 모리꼬네와 같은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작업을 할수록 영상을 해치면 안 된다는 쪽으로 바뀌었어요. 자유로운 음악은 내 앨범에서 해야죠."
물론 아쉬울 때도 있다. 음악은 지금 막 클라이맥스가 터져 나올 참인데 영상이 끝나 버리는 경우가 그렇다. 그럴 때는 감독과 상의해서 허락되는 지점이 있으면 편집을 바꾸기도 한다. 히사이시 조가 지브리 애니메이션의 음악감독을 오랫동안 할 수 있었던 것도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과의 충분한 조율 덕분이었던 것처럼.

배경음악이라면 종류별로 다 해본 이지수 감독이지만 하나도 쉬운 것이 없다. 애니메이션은 실사와 달리 효과음에 해당하는 모든 소리를 다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그림만 보고 작곡하는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이다. 영화와 드라마는 얼추 비슷해 보이지만 방송을 앞두고 촉박하게 촬영하는 드라마의 경우 영상에 맞게 음악을 편집해야 해 작업시간이 빠듯하다. 뮤지컬은 배우들의 실제 동선과 가능한 음역에 따라 음악을 맞추는 편이다. 뭐니 뭐니 해도 게임보다는 낫다. '나는 고대 문명의 어딘가를 지나고 있다'는 정도의 시놉시스만 보고 작곡한다니, 웬만한 공력으로는 어려워 보인다.


초등학생 이지수 "나도 드보르작처럼 할 수 있어"

일본에서 배용준이 '욘사마'라면 이지수 감독은 '욘사마의 손'이다. 드라마 <겨울연가>와의 인연은 그가 이 분야에 들어오게 된 2002년, 서울대학교 작곡과 2학년에 재학 중이던 어느 날로 거슬러 올라간다.
<겨울연가>에서 피아노를 치는 배용준의 대역을 하기로 했던 이지수 감독은 당시 연주될 곡이 시간 맞춰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고등학생 때 만든 곡을 쳐보였다. 극중 배용준이 최지우를 위해 본인의 자작곡을 피아노로 연주하는 장면은 능숙함보다는 소박한 사랑스러움을 요했다. 그 자리에서 분위기에 맞게 편곡하고 연주한 곡 '처음' 덕에 이지수 감독은 윤석호 PD의 계절 시리즈 <여름향기> <봄의 왈츠>의 OST 작업에도 참여할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주로 일본에서 공연을 많이 했는데 2006년에는 주요도시를 돌며 무려 22회나 콘서트를 열었다.
아르바이트로 끝날 수 있었던 평범한 순간을 인생의 기회로 만든 이 사람은 유년시절도 별스럽다. 피아노 연주가 취미이던 어머니를 따라 5살 때부터 피아노를 배운 이지수 감독은 집에서 항상 클래식을 즐겨 들었다. 초등학생 때 한번은 학교에서 드보르작의 '신세계 교향곡'을 듣고 테이프와 악보를 사왔다는 그는, 당돌하게도 "나도 작곡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그 뒤로 꾸준히 작곡을 공부한 이지수 감독은 예원중학교 작곡과 1기에 혼자 입학해 졸업했다.

"당시 예원중학교에 작곡과가 생길까 말까 하던 때였는데 생기도록 (교무실에 전화를 거는 등) 적극적인 행동을 한 장본인이 나예요. 전교에 작곡과는 나 혼자니까 '너 정말 작곡하냐'고 다들 신기해했어요. 다른 과 아이들은 실기시험 점수가 나오면 벌벌 떠는데 나에겐 등수의 의미가 없었죠."


"아리랑도 경쾌한 오케스트라 편곡 가능해요"

작곡은 물론, 연주, 오케스트라 편곡과 지휘까지 가능한 국내 몇 안 되는 음악가라, 그에게 붙여진 호칭은 '심포닉 팝 피아니스트'. 하지만 정작 본인은 "너무 길어서"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재즈나 록음악은 잘 모르지만 오케스트라 악기를 다루는 건 쉽다는 이지수 감독은 피아노 솔로곡보다, 규모가 크든 작든 악기가 어우러지는 쪽이 재밌다고 한다. 악기가 피아노 하나라도, 흔히 뉴에이지 연주곡으로 인기 있던 고음역의 아름답고 예쁜 피아노곡보다 웅장하고 파워풀한 느낌을 선호한다. 감독의 취향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곡이 민요를 오케스트라로 편곡한 '아리랑 랩소디'. 일반적으로 부르는 느린 템포의 아리랑보다 경쾌하고 재밌는 밀양아리랑을 이용해 파워풀하게 표현한 이 곡은 영상 없이 온전한 이지수의 음악 세계를 보여준 대표곡이다.

<겨울연가> OST를 계기로 쉼 없이 배경음악 작업을 해왔지만 본인만의 음악을 하고 싶은 욕심도 있다. 2006년 발표한 정규앨범 이후 앨범 발표가 계속 미뤄졌지만 꾸준히 곡을 쓰고 있는 중이다. 이지수 감독은 다음 앨범에서도 '아리랑 랩소디'처럼 민요를 이용한 오케스트라 연주곡을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무엇보다도 음악만 생각해도 되니 훨씬 자유롭다. 배경이 아닌 자신의 이름을 걸고 만드는 정규앨범에서는 충분히 욕심 많은 엔니오 모리꼬네가 되도 괜찮다.

기사제공: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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