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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춤은, 진심 담아내는 것
작성자 관리자

[인터뷰] <댄싱 위드 더 스타> 심사위원 국립발레단 김주원

한 동작, 한 동작을 예술로 승화시키려는 줄리엣 발레리나의 노력, 그녀의 연기 속에는 불꽃 같은 무엇이 담겨 있었다. 지켜보는 객(客)의 눈에 파란이 일었다. 끊임없는 춤에 대한 갈망, 시간과 싸우는 발레리나의 열정이 느껴졌다. 그리고 그 진심과 함께, 그녀가 다가왔다. 대한민국 발레의 자부심, 김주원 발레리나(34, 국립발레단).


김주원 발레리나 "14년 세월, 나는 계속 변해왔던 것 같다"
대한민국 발레의 자부심과의 첫 만남. 짧지만, 선명한 음성이 가슴에 와닿았다. 1998년 김주원 발레리나는 국립발레단 <해적>의 주연으로 혜성같이 등장했다. 풍부한 표현력을 지닌 그녀의 등장은 새로운 스타를 찾던 발레계에 단비와 같은 소식이었다. 첫 주연을 맡은 이후 이어진 14년의 발레 인생. 그녀는 한결 같았다. 감동의 연기를 펼치는 독보적인 발레리나였다.
2011년, 김주원 발레리나는 국립발레단의 상징처럼 <지젤>, <왕자호동>등에서 맹활약하며 주연 발레리나로 연기를 펼치고 있다. 그 한결같음의 비결이 궁금했다.

"처음 국립발레단에 입단해 첫 주연을 맡았을 때의 저와 지금의 저는 당연히 달라졌다고 생각해요. 제가 국립발레단에 들어온 지 14년이 다 됐네요. 그 시간에는 제 세월이 녹아 있어요. 그래서 그때의 김주원으로 할 수 있었던 것이 있고, 할 수 없었던 것이 있을 거예요. 지금 여전히 관객들이 절 지켜봐 준다는 것은 계속 변화해 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알지 못했던 경험이 쌓였다고 생각해요.
사실, 저는 특별한 슬럼프가 없어요. (연기로 인해) 스트레스 받고 힘들 때면 더 춤을 춥니다. 더 해봐요… 어려움이나 슬럼프가 극복될 정도로!"
발레에 온 열정을 쏟는 것, 그리고 후회를 남기지 않는 것. 어쩌면 그것은 김주원 발레리나가 지난 긴 시간 특별한 슬럼프를 겪지 않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발레 인생 최대의 위기 족저근막염, 사망 선고 같았다"
그랬던 그녀에게, 지난 2005년에 찾아온 부상은 발레 인생 최대의 위기였었다. 춤을 출 때 심한 통증이 밀려온 것이다. 불안감에 찾은 병원에서는 청천벽력 같은 진단이 떨어졌다. 족저근막염. 통증을 수반하는 이 질환은 수많은 무용가, 운동 선수들의 꿈을 놓게 만드는 것으로 악명을 떨치는 질환이다. 김주원도 고통에서 예외는 아니었다.
심한 통증에 제대로 춤을 출 수 없었다. 토슈즈를 신기조차 버거웠다. 하지만 수술과 재활 모두 큰 희망을 걸 수 없는 상태였다. 그녀는 당시의 순간을 다음과 같이 회상한다.

"절망이었어요. 춤을 추는 한 가지 꿈 밖에 없던 제게, (그것은) 사형선고 같았으니까요. 언어를 앗아간 것과 같았죠. 다른 어떤 것도 할 수가 없었고, 어떻게든 이겨내야 한다는 생각만 가졌었습니다. 수술 대신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재활운동에만 매달렸어요. 춤을 5개월 동안 안 췄는데. 극장 쪽으론 도저히 못 오겠더라고요. 너무 슬플 것 같아서. 그때 제 소원은 아프지 않고 무대에 서는 거였어요."

김주원 발레리나의 발레 인생에서 가장 힘든 순간이었지만, 포기 대신 재활에 매진했다. 희망을 놓치 않았다. 다행히 그 열정은 작은 기적을 만들어 냈다. 긴 재활 끝에 족저근막염의 통증이 씻긴 듯이 사라진 것이다.
고된 재활훈련과 발레를 포기하지 못했던 김주원, 그녀는 무대로 돌아왔다. 김주원 발레리나는 아픈 만큼 성숙해 있었다. 고통을 자양분 삼은 그녀의 연기는 내면적으로 더욱 깊어졌다. 김주원은 발레 한동작 한동작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표현을 갈구하는 노력파다. 예술적 표현을 위한 그녀의 노력은 치열했다.
부상을 딛었던 그 해의 연기가 빛났다. 2006년. 김주원 발레리나가 '브누아 드 라 당스'(Benois de la Danse) 최고여성무용수상의 주인공이 된 것이다. 발레계의 아카데미상이라 할 수 있는 '브누아 드 라당스'의 수상은 그녀가 고통과의 기나긴 싸움에서 승리했음을 의미했다.


"<댄싱 위드 더 스타> 발전된 춤 위한 조언자 되고 싶다"
최근 김주원 발레리나는 무용에 대한 비평이 많아졌다. 얼마 전, 한 언론매체와의 인터뷰에서는 피겨여왕 김연아 선수의 쇼트 프로그램 '지젤'에 대한 극찬을 하기도 했다. 같은 곡을 연기한 다른 해외 피겨 선수들의 안무와는 예술적으로 다른 것 같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 칭찬 속에는 지젤 발레리나로서의 날카로운 비평이 담겨있는 듯 보였다. 김주원 발레리나는 피겨여왕 '지젤'의 어떤 부분에 주목했던 것일까.

"제가 말했던 춤의 중요한 부분은 테크닉을 말하는 것이 아니에요. 테크닉은 우선 기본이 돼야겠죠. 테크닉 이면의 진심이라는 게 중요해요. 이것은 어떤 척, 예를 들어 친절한 척 같은 겉으로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에요. 관객과의 소통. 음악과의 소통이 진짜 담겨야 진심이 되는 것이니까요. 어떤 결과적인 포즈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슬픈 척이 아니라 진짜 괴로워하고 진짜 지젤이 돼서 우는 것, 그 역할 자체가 되는 것이죠."

발전된 춤에 대한 조언자가 되고 싶다는 김주원 발레리나, 그녀는 현재, MBC <댄싱 위드 더 스타>(금요일 오후 9시 50분)에서 심사위원으로도 활약 중이다. 각 분야 명사들의 춤을 평가하는 것은, 그녀에게 있어 분명 흥미로운 도전임에 틀림없다.
"<댄싱 위드 더 스타> 심사위원 활동은 재밌어요. (웃음) 한 가지 전제해야 될 것이. 이 도전이 그 분들의 삶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춤에 대한 평가라는 점을 알아 두셨으면 좋겠어요. 사실, 처음에는 오해의 소지가 있어 심사숙고했었지만, 발전된 춤을 위한 조언자가 되고 싶어서 하게 되었습니다."

▲ 김주원 발레리나는 좋은 춤에는 '진심'이 깃들었다고 말한다
김주원 발레리나는 이 프로그램에서 진심이 깃든 춤을 봤다고 말한다. 바로 연기자 김영철씨의 춤이었다.
"지난 방송에서 김영철씨가 우승을 했어요. 모든 분들의 눈시울을 붉게 만든 가슴 찡한 춤이었어요. 춤에 스토리를 입혔어요. 아빠가 딸을 결혼 보내는 이야기의 왈츠, 춤을 보며 저희 아버지 생각도 나고,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했어요. 다들 코끝이 찡했죠. 이처럼 진심이 담긴 춤은 다른 이의 마음을 움직여요. 출연자 분들, 모두들 열심히 하시더라고요. 사실 이제, 방송이 생방송으로 진행돼 이미지 걱정도 되지만,(웃음) 악역이 되더라도 더 나은 발전에 도움이 될만한 조언을 아끼지 않겠어요."

"절 돌이켜보면, 노력한 만큼 늘었어요. 재능은 중요치 않아요. 물론 누가 갖지 못한 천부적인 재능을 갖고 있으면 좋겠죠. 하지만 그런 것만 가지고는 결국 누굴 흉내내는 것에 불과해져요. 모든 게 노력이었어요. 자신이 노력한 만큼 공들인 만큼 무대에서 나옵니다."
음악은 악기가 도구이듯, 발레는 몸이 악기라고 말하는 김주원 발레리나. 그녀는 '연기 생명이 짧은 발레'에 불꽃같은 연기를 선보이기 위해, 오늘도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진심이 깃듯, 춤의 무대는 아름다웠다. 그리고 그 자리에 김주원이 있었다.


기사제공: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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