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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탉에게 40대를 바친 이 남자
작성자 관리자

[인터뷰] 애니메이션 <마당을 나온 암탉> 오성윤 감독


애니메이션 <마당을 나온 암탉>은 동물의 왕 사자도, 엉뚱한 판다도 아닌 평범한 닭을 주인공으로 삼아서 오히려 특별한 작품이다. 총 제작기간 6년. "이 작품에 40대를 바쳤지만 아깝지 않다"는 오성윤 감독을 만났다.


영웅이 아닌 평범한 암탉에 꽂히다

시작은 한 권의 동화책. 황선미 작가의 동명의 베스트셀러를 눈여겨본 두 사람이 있었다. 먼저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오돌또기의 오성윤 감독이 애니메이션화를 위한 출판사와의 양해각서를 갖고 있었고, 명필름의 심재명 대표가 제작을 제안해왔다.
오성윤 감독은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마당을 나온 암탉>을 가족용 장편영화로 함께 만들고 싶었던 1순위 영화사가 명필름이었기 때문이다. 왜 이 두 사람은 하필이면 닭에 꽂혔던 것일까?

"사실 닭이라는 동물은 주인공 캐릭터로 좋지 않아요. (사람으로 치면) 너무나 평범한 서민 한 명을 캐스팅한 거나 마찬가지죠. 그런데 처음부터 영웅으로 태어나 악과 싸우는 선악구도의 이야기는 너무 많으니까. 오히려 아카시아라는 흔한 꽃에 감동할 수 있는 보통 닭의 일반적인 삶을 들여다보는 식의 접근이 좋았어요. 명필름이 <마당을 나온 암탉>에서 높이 산 가치 역시 같았고요."

말하자면 잎싹이 가진 것은 우리와 동떨어진 어떤 영웅의 특출난 힘 같은 것이 아니다. 본능에 가까운 모성애다. 그 보편적인 감성을 가지고도 <마당을 나온 암탉>이 새로운 것은 혈육으로 옭아매지 않은 사랑을 그렸기 때문이다.
자신이 낳지 않은 청둥오리에 대한 사랑도 그렇지만, 그 반대편에서 이들을 잡아먹으려는 족제비 역시 모성을 지닌 엄마로 그린 점이 다르다. 실제 생태계와 마찬가지로, 굶주린 새끼들을 위해 먹이가 필요한 족제비가 있을 뿐 절대악은 없다.
이 현실적인 이야기에서 잎싹이 맞이하는 최후는 다소 충격적일 수 있다. 전체 관람가 애니메이션임에도 죽음이 분명하게 드러나 있다. 오성윤 감독은 시사회에서 어린이들이 극 중의 죽음을 놓고 "엄마, 왜 저렇게 되는 거야?"라고 물을 수 있는 광경이 좋았다고 한다.

"<마당을 나온 암탉>은 자신의 삶을 위해 모험을 시작한 잎싹이 아이를 키우면서 이타적 삶을 깨달아 나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어요. 잎싹의 죽음을 넣지 않는다면 원작의 주제가 훼손될 우려가 있었고, 열린 결말로 피해 가고 싶지도 않았어요. 어른은 어른대로, 아이는 아이대로 이 영화를 이해하는 층위가 다양했으면 해요."



20년 만에 정체성 깨닫게 해준 첫 작품

3D가 대세인 가운데서도 <마당을 나온 암탉>은 2D 애니메이션을 고집한 덕에 동화책의 일러스트 같은 느낌을 낼 수 있었다. 특히 오성윤 감독은 사실적으로 그리되 그 장면의 감성까지 담아낼 수 있는 그림의 장점을 활용했다.

예컨대 초반의 양계장 장면은 알을 낳게 하기 위한 주황색 불빛과 분진이 섞인 답답함을 그려냈다. 감독이 양계장을 직접 방문해 받은 충격, 좁은 공간에서 서로를 쪼아대 기형화된 닭들의 스트레스까지 녹아있다. 오성윤 감독은 그 안에서 "마당으로 나가고 싶었던 잎싹의 심경을 충분히 느끼고 왔다"고 말했다.


오성윤 감독을 비롯해 회화를 전공한 스태프들 덕분에 <마당을 나온 암탉>의 장면 하나하나는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것처럼 눈이 편안하다. 특히 영화의 주공간인 우포늪(천연기념물 제524호)의 재현과 청둥오리 무리의 파수꾼 자리를 놓고 벌이는 리듬감 있는 비행 경주 장면 등에서 시각적인 만족감이 충만하다.

"애니메이션을 한 지 20년이 넘었는데 내가 뭘 하려고 하는지 확인할 길이 없었어요. 그런데 <마당을 나온 암탉>을 만들면서 40대를 떠나보냈지만 이제야 대중예술가로서의 정체성이 분명해진 것 같아요. 무엇보다 중학생·대학생 딸 둘에게 처음으로 아빠가 만든 애니메이션을 보여줄 수 있어서 기뻐요. 딸들의 반응은 객관적이지 않죠. 감동 그 자체랍니다."

개봉을 앞둔 오성윤 감독의 심정은 "넓은 광장에 실오라기 하나 걸치고 서 있는 느낌"이란다. 수년 전부터 관심이 집중됐던 <마당을 나온 암탉>에 기대하는 것은 가족 애니메이션의 전환점이다.
지금까지 한국 애니메이션은 어른보다 어린이에 맞춰진 전체 관람가 영화와 성인 영화의 사이에서 헤매고 있었다. 무엇보다 <마당을 나온 암탉>은 각자의 층위에 맞는 공감을 얻을 수 있는 가족 영화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기사제공: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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