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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여가 문제다
작성자 정신과의원 이종호의
복지 논쟁이 한창이다. 뭐가 옳은 지 한마디로 얘기할 순 없지만, 어떤 선택을 하든 최선이라고는 할 수 없을 것 같다. 결국은 시간의 문제일 뿐 더 세상살이가 더 팍팍해질 것 같다. 세상살이를 가장 힘들게 만드는 것은 친일 수구 꼴통이나 종북 좌파들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가 너무 좋아하고, 절실히 추구하는 ‘효율성’인 것 같다.


한때는 농수산물의 유통구조가 너무 복잡해서 산지에서 농부들도 중간 상인들에게 싼 값에 애써 가꾼 작물을 떨어식으로 넘기니 별로 덕을 못보고 도시의 소비자들도 비싼 농산물을 먹어야 하니 중간상인들이 별로 안 좋은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효율적으로 이뤄진다고 하면 어떨까? 그 많은 중간 상인들이 갈 곳이 없을 것 같다.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동네 레코드점이 다 없어졌다. 서점 같은 경우에는 대형서점까지 가세해서 소규모 영세 서점을 몰아냈다. 대량구매를 통해서 싼 값이 물건을 사들이는 대형할인매장이 구멍가게들을 다 몰아냈다. 메뉴개발, 품질관리 및 홍보가 효율적으로 그 사람들이 갈 곳이 없어졌다. 개인이 할 수 있는 자영업이 없다. 자영업은 이미 포화상태를 넘어 과포화상태가 되었다. 이젠 40세 전후해서 퇴직을 하면 할 일이 없다. 이 모든 것이 효율적으로 경영이 이뤄지는 기술의 진보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봐도, 미국에서 구글이라는 인터넷 기업이 합리적인 광고를 하자, 수많은 방송과 신문의 광고관련종사자들이 실업자가 되었다고 한다. 그 대신 소수의 구글 직원들은 엄청난 인센티브를 받았다.


이와 비슷한 일이 남녀 사이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80년대에는 20대 남자의 80%, 여자의 40%가 취업상태였다고 한다. 취업상태에 있던 여자들도 금방 시집가서 애를 키우느라 퇴직을 했을 것이다. 아마 이때 취업을 않고 주부가 된 여자들 중에서는 직장에서 목에 힘주고 있는 남자들보다 뛰어난 여자들이 많았을 것이다. 여권 신장이 된 이후 남자와 여자 모두 60% 정도가 취업상태인데, 여자가 약간 더 높아졌다고 한다. 취업 못한 40%의 남자들은 갈 곳이 없고 결혼도 할 수 없다. 과거에 약간 비효율적으로 세상이 돌아갈 때라면 직장을 가지고 여자 한 사람을 주부로 취업시켜주고 아이들을 키워주었을 사람들이 대략 20%나 집에서 컴퓨터 게임을 하며 아무 일도 못하고 있다.


이 모든 일이 다 효율적으로 돌아가는 사회 때문이라고 본다. 세상이 돌아가는데 필요한 사람들이 점점 적어진다. 효율적인 사회 시스템 속에 진입하지 못한 사람들은 은둔형외톨이가 되거나, 정말 비효율적이고 안정적이지도 않은 비정규직으로 일하거나, 아니면 몸을 팔아서 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 모든 사람들은 점점 더 일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 결국에는 복지의 수혜자가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무상급식을 하자는 이유가 무상으로 밥을 먹는 아이들이 자존심이 상한다는 것이었다. 복지의 수혜자들은 마음이 상할 수 밖에 없다. 비슷한 액수라도 자기가 버는 돈과 받는 돈은 그 느낌이 다르기 때문이다. 정신과 진료의 현장에서 매일 경험하는 것이 그 상한 자존감의 흔적이다.


대답은 잘 모르겠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지금처럼 이렇게 눈앞의 정파적인 이해다툼만을 한다면, 미래에 오래 살아 남아 있음이 재앙이 될 거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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