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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원
작성자 정신과의원 이종호

정신과의사는 어떻게 스트레스를 푸나요?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정신과의사들도 사람인지라 사는 법이 다른 만큼 스트레스 푸는 방식이 다 제각각이다. 나 같은 경우에는 자전거, 탁구 같은 운동을 하거나 음악을 듣는다. 그런데 기분 좋을 때 듣는 음악과 마음이 심란할 때 듣는 음악은 다르다. 마음이 어수선해지면 아무래도 추억에 잠기게 되는지 옛날 음악을, 그것도 늘 듣던 음악을 듣는다. 그러다보면 마음 속에 있던 응어리가 같은 게 녹아 있다고 느낀다. 요즘 게 아무리 좋아도 결국 사람은 힘들 때 행복했던, 자기 감수성이 가장 풍부했을 때를 떠올리게 된다. 소비되는 문화가 아니라, 삶을 함께 하는 문화인게다. 이런 감정의 치유와 위로는 음악 뿐 아니라 스포츠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스포츠 또한 마찬가지일텐데 그중 프로야구는 시작 당시에 우민화정책이라고 비판을 많이 받고 시작했지만 이젠 우리 삶에서 빼놓기 힘든 문화가 되었다. 그 프로야구에서 최근에 두 개의 큰별이 졌다.


얼마 전에 장효조 선수가, 이번에는 최동원 선수가 지병으로 사망했다. 어린 시절 그리고 젊은 날 좋아했고 안타까운 마음을 나누었던 그런 사람들이 하나 둘 씩 세상을 떠나면서 마음이 허해진다. 꼭 있어 주었으면 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씩 사는 세계를 달리 할 때의 느낌은 뭐라고 표현해야할까? 허하다는 표현 대로 세상이 조금씩 비어가는 것 같다. 새로운 사람들이 그 빈자리를 채우고 있지만 젊은 시절 그들을 좋아했던 이들의 마음을 채우긴 힘들 것 같다. 우리 같이 평범한 사람들이 살아가기 힘들 때, 누군가 더 빛나게 살았던 사람들이 세상의 한 자리를 잘 지키고 살고 있을 때, 힘을 얻었다.


내 인생에서 가장 격려가 되었던 것은 스페인의 첼리스트인 파블로 카잘스의 일화이다. 그가 90세라는 나이에 하루에 6시간씩 매일 연습을 하고, 그 이유에 대해서 ‘아직도 실력이 늘고 있다’는 대답을 했다는 사실은 큰 힘을 주었다. 그 얘기를 듣고 내 젊은 시절을 조금은 흔쾌히 떠나보낼 수 있었고, 권태를 택하기 보단 나도 아직 50년은 더 열심히 살아야 겠구나 하는 마음으로 살려했다. 카잘스의 존재는 그가 죽고 나서도 한참의 시간이 흐른 후 바다 건너에서 중년의 위기를 겪던 한 남자에게 삶의 아름다움과 아름답게 살아가는 것의 미덕을 보여주었던 것 같다. 이제 최동원 선수가 카잘스의 뒤를 이어 내 마음을 채워줄 것 같다.


프로라는 냉혹한 세계에서도 자존심을 잃지 않았고, 멋을 부리며 시합을 했다. 그의 자존심은 홈런 맞은 공을 다시 던지는 객기로 이어졌다. 그런 객기를 다 담을 수 있는 뛰어난 실력은 정말 다시는 볼 수 없을 것 같다. 아직 사회나 프로야구가 여물지 않아 낭만이란게 남아 있던 시절의 영웅이었던 최동원 선수. 비슷한 실력의 선동열 선수에 비해서 불운했던 그의 삶의 액면으로만 평가할 수 없는 큰 자취를 내 마음 속에서 느껴본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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