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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입학 거부당했던 나, 이렇게 컸어요
작성자 관리자

[인터뷰] 대한민국 피겨 기대주 김진서...'상처'를 딛고 일어서다


면역쪽 질환(건선)으로 인해 초등학교 입학 거부를 당했던 한 아이가 있다. 몸에 난 부스럼 탓에 전염병으로 오인 받기도 여러 번. 아이는 유년시절, 주변의 눈총을 받는 '미운오리새끼'였다. 마음의 상처는 컸다. 아이는 여름에도 긴 팔을 입고 다닐 정도로 자신의 몸과 마음을 꽁꽁 가렸다.
그런 아들을 바라보는 부모의 마음은 찢어질 듯 아팠다. 아이의 건강을 찾아 주고자, 의사의 권유에 따라 몸에 좋다는 운동을 다 시켰다. 축구, 농구, 우슈, 배드민턴, 롤러스케이트, 수영, 골프, 태권도, 묘기 줄넘기. 하지만 아이에겐 무엇 하나 마음에 와 닿는 운동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이에게 운명처럼 다가온 스포츠가 있었다. 피겨 스케이팅이었다. 이상한 끌림, 스케이트화를 신은 아이는 차가운 얼음 위에서 자유로움을 느꼈다. 행복한 유영 속에서 오랜 시간 꽁꽁 묶여있던 마음의 빗장은 서서히 풀려갔다, 그리고 그 속에서 놀라운 변신이 시작됐다.
자기의 가치를 모르던 미운오리새끼는 하얀 은반 위에서 화려한 백조가 되어 날아올랐다. 상처를 딛고 성장하는 대한민국 피겨 스케이터 김진서(15)를 만났다.

15살 피겨천재 김진서, 상처를 딛고 일어서다
피겨 스케이팅을 시작한 진서는 단기간에 놀랄만한 성장을 이뤘다. 등 뒤편에 날개를 단 듯, 피겨를 시작한 지 1년 5개월여 만에 트리플 5종 점프를 모두 랜딩해 낸 것이다.
선수로서 발을 내딛는 더블 악셀을 1년 4개월 만에 성공시킨 진서. 5일 뒤에는 트리플 살코, 한 달 뒤에는 룹, 그리고 6일 뒤 토와 럿츠 그리고 2일 뒤 플립을 차례로 랜딩했다. 이런 전례를 쉽게 찾아볼 수 없기에 놀라운 일이었다. 트리플 5종을 랜딩한 김진서는 6개월 뒤, 급기야 트리플 악셀 점프마저 성공해 낸다. 놀라운 사실 하나는, 진서가 본격적으로 트리플 악셀 점프를 연습한 지는 단 3주만이었다는 것이다.

"트리플 악셀 점프는 3주 정도 연습했었는데 그렇게 랜딩 할 줄은 몰랐어요. 최형경 코치님이 자세를 잘 잡아주시고. 신예지 코치님이 이미지 트레이닝을 항상 하라고 해서, 항상 생각했었는데 상상했던 그대로 점프가 됐어요. 당시 선생님이 내색은 하지 않으셨지만, 많이 좋아하셨던 것 같아요. 선생님들께 감사해요."

'트리플 6종 점프'의 날개를 단 백조. 그런 진서에게 8월 3일 주니어 선발전은 자신의 기량을 선보일 좋은 기회였다. 유년시절의 '아픔'를 딛은 그에게 행복한 스케이팅이 펼쳐질 것이란 기대가 가득했다. 하지만 그런 진서에게 예상치 못한, 또 한번의 상처가 찾아들었다.

또 한번의 상처를 딛고 일어서다
2011년 6월 중순, 대회를 앞두고 훈련에 한창이던 진서는 비오는 날, 미끄러져 넘어지고 말았다. 처음엔 큰 부상이 아니라 생각했기에, 별일 없는 것처럼 훈련을 했다. 그런데 귀가 이상했다. 힘을 주면 귀에서 바람이 슝-하고 나오는 것이었다. 스핀을 돌땐 어지럼도 느껴졌다. 병원에서 고막이 6분의1정, 7분의1 정도 밖에 남아있지 않아, 80%는 재생이 어려울 것 같다는 진단을 내렸다. 결국 인공고막 수술을 하고, 실날같은 희망으로 고막 재생을 기다려야 했다.

주니어 그랑프리 선발전 대회를 눈 앞에 두고, 진서는 점프는 물론 스핀과 스텝 연습을 제대로 소화 할 수 없었다. 움직일 때마다 어지러움과 통증이 고스란히 뼛속으로 전달됐다.
하지만 이대로 포기할 순 없었다. 시합에서 진서는 최선을 다해 연기를 펼쳤다. 귀에 울리는 통증과 어지러움을 참으며 열정 가득한 스케이팅을 했다. 아픔을 견디며, 은반 위에서 최선을 다한 스케이터의 모습은 지켜보는 이들에게 감동을 전해줬다.
결과는 종합순위 3위였다. 2위까지 주어지는 주니어 그랑프리 티켓을 아쉽게 놓쳤지만, 후회 없는 연기를 펼친 그는 만족스러운 표정이었다. 그러나 부상의 여파는 컸다. 진서는 대한민국 피겨 선수들이 대부분 출전한 <2011 아시안트로피>에 참가하지 못했다.
비행기 이동을 할 경우, 압력으로 인해 귀에 큰 무리가 올 수 있다는 의사 소견 때문이었다. 꿈꾸던 국제대회에 참가 못한 그날, 진서는 참았던 아쉬움에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진서는 또 한번 상처를 딛고, 더 나은 미래의 꿈을 그려나가고 있다. 그 꿈은 바로 '국가대표'다.

"<아시안트로피>에 나갈 줄 알았는데, 못 나간다는 말을 듣고 많이 아쉽고 속상했어요. 하지만 정말 다행스럽게 일주일 전, 인공고막을 뗐어요. 고막이 재생됐대요. 이제 정말 열심히 준비해서 꿈인 피겨 국가대표를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승급시험 때, 연아 누나를 봤는데, 잘해! 라고 응원해줘서 너무 고마웠어요. 국가대표가 돼서 연아누나랑 꼭 한번 같이 스케이팅을 해보고 싶습니다!"

"연아 누나의 <7분드라마>를 8번 정도 읽은 것 같아요. 책 속에서 연아 누나에게 같은 물음을 던지더라고요. 가장 하고 싶었던 말은? '엄마, 사랑해요', 오늘 엄마한테 가장 하고 싶은 말은? '사랑해요', 앞으로 엄마한테 가장 하고 싶은 말은? '사랑해요'... 라고. '엄마 사랑해'라는 말, 저도 갑자기 이 말을 하고 싶네요. 그동안 저 때문에 많이 힘드셨을 어머니, 그리고 아버지. 감사합니다."

조용히 인터뷰를 지켜보던, 어머니의 눈가에 촉촉하게 눈물이 맺혔다. 상처를 딛고 더 나은 내일을 꿈꾸는 피겨 스케이터 김진서. 그의 비상은 작은 감동을 머금은 채, 다시 시작되고 있었다.


기사제공: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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