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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츠 에이전트가 되는 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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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만요. 계약에 관한 건 저와 얘기하시죠"
- 풋볼 스타 팩토리 최낙영 대표 -
1997년 할리우드에서 만든 영화 ‘제리 맥과이어’는 미국 스포츠계와 냉정한 에이전트의 세계를 코믹하면서 감동적으로 그린 로맨틱 스포츠 드라마다. 남녀 주인공의 로맨스를 빼고 이 영화를 보면 한 미식축구선수의 갑작스런 활약으로 선수와 에이전트는 이른바 ‘대박’을 터뜨리는 게 이야기의 줄거리다. 영화 ‘제리 맥과이어’를 현실로 옮겨 놓으면 어떤 전개가 이뤄질 것인가. 정답은 없다. 혹자는 영화의 해피엔딩 결말은 어렵다고 말하고 혹자는 현실에서도 충분히 있을 법한 일이라고 한다.
에이전트는 구단과 선수 사이에서 구단의 입장을 듣고 선수의 입장을 반영, 계약을 통해 선수의 이익을 이끌어 내는 중개집단이다. 축구에서 에이전트는 선수발국, 이적 alcx 관리에 주력하는 ‘선수 에이전트’와 경기를 주선해 주는 ‘경기 에이전트’등 두가지가 있다.
에이전트, ‘무슨 일을 하나’
에이전트는 자신과 계약한 선수의 이적과 연봉 협상 권리를 위임받는다.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어느 에이전트는 “국내 이적과 연봉 협상은 물론 광고 촬영과 해외이적 등 선수의 수입을 다변화하기 위해 힘쓴다. 그러나 광고나 해외이적은 정말 뛰어난 선수가 아니면 쉽게 기회를 잡을 수 없다. 때문에 선수들이 운동에 전념하도록 까다롭고 복잡한 이적 및 연봉 협상에서 법적, 행정적 절차를 대신하는 것이 주된 일이 된다. 선수와 구단이 서로 원하는 액수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이를 잘 절충해서 양측 모두 만족할 수 있도록 협상을 이끌어가는 게(에이전트의)기본적이면서도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면에서는 연예인의 일정을 짜고 활동을 돕는 ‘로드 매니저’와는 성격이 다르다. 그러나 국내에서 활동하는 에이전트는 유럽과 비교해 활동 범위가 더 넓어 사실상 ‘로드 매니저’ 일도 하는 경우가 많다. 국내 에이전트들은 선수와 관련한 모든 일을 맡아 한다. 운동에 집중할 수 있는 주위 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해 일종의 자산 관리사, 정신 치료사가 되기도 한다. 운전은 기본이다. 출,입국하는 선수를 공항으로 데려가거나 데려오는가 하면 해외 원정경기에는 직접 따라나서기도 한다. 군 미필 선수는 병무청과 관련한 일도 에이전트가 나서서 처리한다. 어떤 에이전트는 계약 선수의 유럽 진출에 대비해 일주일에 3차례 영어 과외를 하고 있다.
갑자기 찾아온 방문자들이 당황스러울 법도 한데 최낙영 대표는 전혀 그런 기색 없이 반갑게 학생들을 맞아 주었다. 그리고는 권순형 선수의 친구의 친구(?)인 기자의 질문에 너무나도 자세하고 친절한 답변을 해주었다. 작년까지 우리 학교의 축구부 주장으로 활약하며 베이징 올림픽 예비명단에도 이름을 올린 대학 최고 미드필더였던 권순형 선수. 내가 그의 에이전트를 인터뷰하다니!! 평소 권순형 선수의 열혈팬이었던 나. 오늘 스포츠 에이전트에 대해서 궁금한 거 다 물어봐야지~
안녕하세요? 현재 관리하고 계신 선수는 누가 있나요?
수원 삼성에서 활약하고 있는 서동현 선수, 터키리그에서 뛰고 있는 신영록 선수, 그리고 강원 FC의 윤준하 선수와 권순형 선수 등이 있습니다.
스포츠 에이전트란 직업에 대해서 아직은 낯설어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스포츠 에이전트란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 건가요?
우리나라 말로 하면 선수 대리인, 즉 계약상에서 공식적으로 선수를 대리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축구 선수가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연봉 협상, 이적, 자기 계약권을 대행하기 위해서 고용한 대리인입니다.
그럼 계약 관련 일만 하는 건가요? 요즘은 우리나라 선수들이 해외에 진출하는 경우도 많잖아요? 집을 구해준다든가 통역을 해준다든가 하는 일은 하지 않으시나요?
에이전트 파트와 매니지먼트 파트를 구분하고 이해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방금 말하신 것과 같이 선수들의 생활을 돕는 사람들을 매니저라고 하고, 계약에 대해서 위임받아 협상 테이블에 앉는 사람을 에이전트라고 하는 것이죠. 물론 가끔은 에이전트들이 매니저의 역할을 하기도 한답니다.
신영록 선수의 계약은 어떻게 이루어진 건가요?
터키리그가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은 사실이잖아요. 프로팀들이 터키 안탈리아라는 도시에 전지훈련을 많이 갑니다. 그곳에서 터키 팀들이랑 연습경기도 많이 하고요. 그러다 지난겨울 FA로 나온 신영록 선수를 터키에서 좋은 조건을 제시하여 계약하게 된 거죠. 터키사람들이 혈맹국가라고 해서 우리나라를 굉장히 좋아합니다. 첫 홈경기에서 형제의 나라에서 왔다고 신 선수가 인사를 하자 전 관중이 신영록을 외칠 정도로 열기가 대단했죠.
그럼 스포츠 에이전트가 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되나요? 대표님이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다고 들었는데 경제학을 전공 하는 것이 유리한가요?
스포츠 에이전트가 특별히 전공에 많이 구애를 받는 직업은 아닙니다. 이쪽에 와서 일을 좀 배워보면 누구나 이 길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수 있어요. 경제학이나 경영학이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학교 다닐 때 어떤 공부를 하는 것이 스포츠 에이전트를 할 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지 궁금한데요. 에이전트는 계약에 관한 업무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직업입니다. 따라서 법률에 관한 지식이 많다면 상당한 도움이 될 겁니다. 피파 에이전트 시험에서도 20문항 중에서 5문항이 민법문제입니다. 법률에 관한 지식이 중요하기 때문에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변호사들이 스포츠 에이전트 일을 하기도 합니다. 법률 지식을 갖추는 것 말고도 운동을 잘한다면 좀 더 전문가적 입장에서 경기를 볼 수 있고 선수 발굴에도 유리하겠죠.
결국 대학에서 관련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열심히 공부해서 스포츠 에이전트 회사에 취직하는 것이 에이전트가 되는 가장 빠른 길인가요? 제가 선택한 길은 그랬어요. 혼자서 에이전트 시험도 보고 도전하시는 분들도 몇 분 보았지만 그렇게 하기는 힘들어요. 계약서를 만들어 본 적도 없고 연봉 협상을 해본 것도 아니고 전혀 자료가 없는 상태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선수들도 쉽게 계약에 응해 주지 않죠.
선수들 관리는 어떻게 하나요? 선수들
이 경기가 있을 때마다 실제로 경기장을 모두 찾을 순 없을 것 같은데.
네. 물론 모든 선수들의 경기를 다 보기는 힘듭니다. 그래서 만든 게 저희 회사의 웹 프로그램인데요. 방송된 부분에 대해서는 저희 영상 팀이 모두 녹화를 하고 있고요, 녹화 후에 다시 경기 분석 프로그램을 만듭니다. 예를 들어 윤준하 선수가 경기를 뛰었다고 하면 녹화 된 경기 중에 윤준하 선수가 뛰었던 부분만 경기 분석을 해서 볼 수가 있어요. 또 그 영상은 선수에게도 직접 제공이 되는거죠. 선수는 어디에서든 인터넷을 통해서 바로바로 영상을 보며 피드백을 합니다. 실제로 선수들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죠.
에이전트 일을 하시면서 가장 보람 있었던 적은 언젠가요?
업무에 대한 성취도가 큰 편입니다. 어릴 때부터 투자한 아마추어 선수들이 잘 성장해서 프로로 올라가서 좋은 활약을 보여 줄 때, 선수들이 회사 안에서 잘 성장했을 때 느끼는 뿌듯함이 매우 큽니다.
에이전트로서 앞으로의 꿈이 궁금하네요.
지금 박지성 선수 하나로 인해서 우리나라에 몇십억의 외화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또 그 선수와 연계된 방송사나 스포츠 용품 등의 회사들이 얼마나 많은 이익을 남기고 있습니까? 웬만한 제조업체 이상으로 나라의 경제발전에 기여를 하고 있는 셈이죠. 박지성 선수와 같이 능력 있는 선수들을 많이 육성, 발굴해서 우리나라의 발전에 조금이나마 기여하고 싶은 것이 저의 꿈입니다.
마지막으로 스포츠 에이전트를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한마디만 해주세요.
준비를 해야 되는데 나 또한 그랬지만 어떻게 준비를 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으실 거예요. 일단 스포츠 에이전트란 직업에 대해 조금이나마 간접 경험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또 취미였을 때는 스포츠가 좋았지만 직업이 됐을 때는 힘들 때가 있습니다. 90분짜리 축구경기를 3~4 경기씩 볼 때도 있고 1년 내내 주말을 반납하고 축구 경기장을 가야 될 때도 있습니다. 일주일 중에 5~6일을 축구게임을 보기도 합니다. 거기다 선수관리에다 계약, 해외 추진 업무는 기본이고요. 제가 사람을 뽑을 땐 무보수로 일할 자신이 있냐고도 묻고 싶습니다. 이 일을 하려면 그 정도의 각오는 필요하다는 거죠. 스포츠에 대한 열의와 확신이 있는지 진지하게 자기 자신에게 물어보시기 바랍니다.
1시간이 넘는 인터뷰 시간 동안 우리들의 세세한 질문에 귀찮을 법도 한데 이것저것 자세하게 설명해 주었던 최낙영 대표. 그의 눈에서 스포츠에 대한 뜨거운 열정과 의지를 읽을 수 있었다. 언젠가 한국 최고의 축구선수 곁을 듬직하게 지키고 있을 그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문화체육관광부 대학생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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