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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활성화가 국가정책? 부끄러운 줄 알아라
작성자 관리자

[인터뷰] 해외입양인센터 '뿌리의집' 원장 김도현 목사

1인당 국내총생산(GDP) 2만 불 기준, 주요선진국의 GDP 대비 복지지출을 비교하면 프랑스(1990년) 24.9%, 독일(1990년) 21.7%, 영국(1996년) 19.6%, 미국(1988년) 13.1%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2010년 1인당 GDP가 2만 불을 넘었지만 GDP 대비 2009년 복지지출은 7.5%에 불과하다.
열악한 사회복지제도의 가장 취약한 피해자는 사회적 약자다. 우리나라 경제력에 걸맞지 않은 열악한 사회복지 문제는 이명박 정부가 외치는 '공정사회'의 구호와도 맞지 않을뿐더러, 공정경쟁이나 기회균등을 강조하는 자유민주주의 사회의 보편적 원칙과도 결코 부합하지 않는다. 건강하고 문명화된 사회의 기준은 그 정부가 사회적 약자를 어떻게 대우하느냐에 달려있다.
그런데 지금도 아이 1인당 약 1000만 원의 수수료를 받고 지난 반세기 동안 20만 명 이상의 아이를 해외에 입양 보내며 세계 4위 해외입양 국가의 위치를 고수하는 우리나라를 생각하면 정말 한국인인 것이 국제사회에서 너무 부끄럽다.
해외입양의 근본원인 중 하나는 사회적 약자인 미혼모(싱글맘)에 대한 정부지원이 극도로 빈약하다는 데 있다. 현재 한국에서 입양되는 아동의 90%는 미혼모의 아이들이다. 그래서 정부의 인색한 입양정책과 관행의 변화를 위한 인식과 활동을 고취시키기 위해 5월 11일 '싱글맘의 날' 기념 콘퍼런스가 진실과 화해를 위한 해외입양인 모임(TRACK)과 뿌리의집(KoRoot)에 의해 공동으로 개최된다.


"한국의 해외입양산업이 뿌리박은 것은 가부장제 사회의 거대한 압력"

- 미혼모와 입양인 문제를 주제로 콘퍼런스를 개최하게 된 의의나 목적이 무엇인가?
"이 콘퍼런스 개최의 의의는 두 가지다. 하나는 '입양의 날'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고자 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미혼모들이 자기가 낳은 아이와 더불어 편견에 내몰리지 않는 가정을 이루고 살아가는 삶에 연대와 지지를 표명하고자 함이다. 입양문화를 창달하고 입양가정을 축하하는 날이다. 2006년부터 지키기 시작했으니 올해로 6년째다.
입양의 날이 비록 입양하는 부모들을 중심으로 볼 때는 축복된 날이라 할지라도, 아이를 입양으로 상실한 이 땅의 침묵하고 있는 여성들에게는 오히려 애도의 날일 수 있다. 바로 이런 점에서 우리는 입양의 날에 대한 대안으로서 싱글맘의 날을 우리 사회에 제안하고자 한다. 입양하는 가족에 대한 축제로 요란한, 결국 입양이 입양 홍보 수단으로 전락한 그런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이다.

- 최영희 국회의원(민주당)이 한국 입양특례법 개정활동을 주도하고 있는데 그 주요내용은 무엇이고 어느 정도 진전이 이루어지고 있는가?
"개정안의 주요 내용의 핵심 사항은 기존 법의 명칭인 '입양 촉진 및 절차에 관한 특례법'인데 이것을 '입양 및 절차에 관한 특례법'으로 바꾸고 국내·외 입양 허가가 가정 법원과 보건복지부로 나뉘어 있던 걸 모두 가정 법원 허가제로 바꾸자는 것이다. 여기에 아동학대, 가정폭력, 성범죄, 마약 중독 등의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 입양할 수 없도록 하는 '가정조사제도'의 도입, 입양 관행에 대한 관리 감독 강화 등이 있다.
최영희 의원실에서 이 법안을 세밀하게 검토하고 손질해 2010년 5월 11일 입양의 날에 발의했다. 민간단체에서 개정작업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어 보건복지부에서도 이 법안 개정 작업을 시작했고 2009년에는 두 차례에 걸쳐 정부개정안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했기 때문에 우리는 정부 개정안이 곧 제출될 줄 알고 기다려왔다. 그러나 결국 정부 법안 제출이 현재로서는 불발되었고, 결국 발의 후 거의 1년이 다 된 시점인 지난 4월 중순 국회보건복지상임위원회에 상정되어 논의 중에 있다. 적어도 오는 6월 국회에서 통과되기를 바란다."


"입양은 선하고 아름다운 일이라는 담론이 문제"

- 해외입양이 외화벌이로서는 한국에 경제적 이득이 될지 모르겠지만 G20를 개최하는 우리나라 경제규모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비인도적 정책이라는 비판이 많다. 국내외 입양문제에 대해 정부, 특히 행정부가 수수방관하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데 실상은 어떤가?
"보건복지부 통계로 봤을 때, 6·25 이후 해외입양아동의 숫자가 1968년까지는 매해 몇 백 명에 불과했는데, 1969년에는 1190명 1970년에 1932명이 된다. 급격하게 입양아동의 숫자가 증가한다. 결국 우리나라가 가난했던 1950∼1960년대 보다는 1970∼1980년대에 가장 많은 아동을 해외 입양 보냈는데, 심지어 60년대 해외입양아동 숫자의 10∼20배까지 보냈다. 이것은 산업적·경제적 이익을 떼어 놓고는 설명할 길이 없다.
입양을 통해 외화벌이를 정부차원에서 독려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오늘 우리가 누리는 경제적 번영의 한 꼭지는 아동의 해외입양을 통해서 일구어 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오늘 우리의 번영에 대해서 자랑할 것도, G20 정상회의 개최국이라며 대단해 할 것도 없다. 아이를 팔아 자국의 번영을 추구한 나라, 이 수치를 우리 세대에서는 벗어날 길이 없을 것 같아 너무 마음이 아프다.
그런데 문제는 G20 정상회의 의장국으로서 의기양양한 우리 모습을 세계 속에 각인시키고 싶어 하는 오늘도 우리는 하루 3명 아이를 해외입양 보내고 있다. 지금도 우리나라는 1년에 약 천명 이상을 해외로 입양 보낸다. 입양이 산업화되었음에도 정부는 수수방관하고 있다는 말 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

그렇다고 내가 입양 그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불가피한 경우가 있을 것이다. 부모가 마약이나 알콜 중독자거나 가족 내 성폭력 역사가 있거나 중범죄로 부모가 다 감옥에 있거나 부모가 다 사망하고 다른 친인척이 돌볼 여력이 없는 경우는 아마도 입양이 불가피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 사회의 경우 소위 아동보호 시설에서 성장하는 아이들도 참 많다. 거기에다가 경제적으로 가장 열악한 상황으로 출생하는 장애아들도 있다. 이들을 입양하는 일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아니다. 문제는 국내외 입양 아동의 90%가 미혼모가 낳은 영아라는 점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아무리 변명을 둘러대도 영아 입양이 실제로 이루어지고 있을 뿐, 연장아나 장애아의 입양은 극히 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니까 입양활성화 운동을 해야 하지 않느냐는 것이 정부나 입양기관이나 입양부모단체들의 주장이다. 나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입양 활성화 운동이 아니라, 미혼모들이 자신이 낳은 아이를 기를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을 충분히 만들고, 그래서 입양을 통한 가족의 결별을 최소화하는 운동을 우선적으로 하면서, 꼭 필요하다면, 일반적인 입양 운동이 아닌 연장아와 장애아 입양운동 나아가서 공개입양 운동을 해야 한다고 본다.

"우리사회의 거친 틀이 입양인의 삶을 가두고 침묵 강요"
시댁에서 생모 몰래 입양 보내버린 이야기, 생모의 친모나 언니들이 입양을 통해 아이와 엄마를 떼어 놓은 이야기, 아이 맡긴 고아원이 생모와 의논 없이 입양 기관에 아이를 보내버린 이야기…. 이 이야기들을 관통하는 하나의 사실은 엄마와 아이의 결별은 아프고 상처는 깊고 오래 간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대개 혼자만의 비밀로 가슴 깊은 곳에 묻은 채로 산다. 6·25 후 20만 명이 해외입양을 갔고, 국내 입양도 6만을 넘는다. 26만 명의 상실! 이건 개인의 문제가 결코 아니다. 우리사회의 거친 틀이 이들의 삶을 가두고 침묵을 강요해온 것이다."

- 미혼모들 중에서도 주위 눈총과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용기 있게 아이들을 스스로 키우는 분들도 있다. 정부의 어떤 지원이 무엇인지?
"경제적 지원과 사회적 편견의 불식이 필요하다. 교육기회와 직업훈련 기회의 제공, 취업에 있어서 차별받지 않도록 하는 것, 보육체계의 확충, 주택문제에 대한 지원, 적절한 위기상담과 위기개입 등이다. 매우 중요한 부분이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듣는 일이다. "

기사제공: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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