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년모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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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본격적인 송년모임 철이다. 저녁 때 귀가하다보면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사람들이 벌써부터 꽤 있는 것 같다.
연말 술취한 사람들의 유흥을 재미있게 나누어보면 다음과 같다.
-삼류 극장형: 필름이 끊긴다.
-청문회형: 횡설수설하며 묻지도 않은 얘기를 하고 또 한다.
-무단 발포형: 술집이든 전봇대든 가리지 않고 방뇨하는 유형이다.
-변사형: 울먹이는 목소리로 신세한탄을 끊임없이 늘어놓는다.
-김삿갓형: 술자리에서 어느새 사라져 갈 곳을 잃고 정처 없이 길거리를 방황한다.
-물고문형: 싫다는 사람에게 강제로 술을 먹이는 타입니다.
송년모임에서는 또 건배제의가 빠질 수 없는데, 많은 사람들이 기발한 건배구호가
없냐고 물어들 온다.
일단 선창자가 “불어” 하면 다들 “버려”라고 외치는 것도 재미있다.
<고사리 건배>도 강력 추천하는데, 고마워, 사랑해, 이해해의 준말이다.
선창자가 앞에 나와 “고사리” 하면 다들 “꺾어부러”하고 마시면 된다.
<얼떨떨> 구호도 재미있다. 얼지 말고, 떨지 말고, 떨쳐버리자 라는 의미로
연말에 잘 어울리는 구호이다.
재미나게, 건강하게, 축복된 삶을 살자라는 의미의 <재건축> 건배제의도 좋을 것
같고, “이상은 높게, 사랑은 깊게, 잔은 평등하게”라는 멋진 구호도 추천할 만하다.
조금 더 유머러스하게 분위기를 이끌고 싶다면, 성공과 행복을 위하여라는 의미의
<성행위>, 또는 보다 나은 성생활을 위해라는 뜻의 <보나성>도 나쁘지 않다.
그밖에 <초가집>은 초지일관 가자, 집으로라는 뜻이고, <사우나>는 사랑과 우정을
나누자, <나가자>는 나라를 위하여 가정을 위하여 자신을 위하여의 준말이다.
<사당나귀>라고 외쳐도 개성이 있을텐데, 사랑하는 당신과 나의 귀한 만남을
위하여라는 뜻이다. 제창자가 “사아~”하면 참석자들이 “당나귀”라고 외치는 것이다
쉬운 구호로는 제창자가 “지화자”라고 외치면 참석자들이 “좋구나”라고 답해도
흥겹다. 가장 많이 하는 “위하여” 구호는 제창하는 사람들이 “네, 형님”이라고 바로
따라해주면 모임 분위기가 살아난다.
요즘 많이들 하는 <남존여비> 구호는 남자의 존재 이유는 여자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서이다. 혹은 여자의 비용을 대기 위해서이다 라는 의미고, <여필종부>는, 여자는 필히 종부세를 내는 남자를 만나야 한다는 의미이다.
마지막으로 ‘해당화’라는 건배 제의도 괜찮을 것이다. 해가 갈수록 당당하고
화려하게의 준말이다. 부부모임에서는 이것을 익살맞게 풀어서, 해가 갈수록 당신만
보면 화가나 라고 말해도 재미있을 것이다.
아무쪼록 본격적인 송년회 시즌을 맞아서 과음하지 말고, 남 아픈데 건드리지
말고 부디 덕담만 하면서 한해를 잘 마무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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