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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
작성자 방송인 이숙영
아이티 참사를 TV 화면으로 지켜보면서 오래전 삼풍백화점이 붕괴됐을 때의 장면들과 자주 오버랩 된다. 매몰현장에서 극적으로 구조되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생과 사의 갈림길에 대해 많은 생각들이 오고간다. 신도 무심하시지, 왜 저리 가난한 나라에 그리도 큰 불행을 주시는지 안타깝기 그지없다. 그나마 전 세계 사람들의 온정이 답지하고 있으니, 어떻게든 치안이 잡혀서 헐벗고 굶주린 사람들에게 식량과 물, 의약품이 전달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생각해보면 지진 걱정이 없는 나라에서 태어난 것만 해도 큰 축복이다. 비참하게 이를 데 없는 아이티 지진현장을 보면서 우리들의 불평불만쯤은 그야말로 사치 중의 사치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먼 나라의 지진 소식이 아니더라도 요즘 주변에서 부음이나 투병 소식을 심심치 않게 접하게 된다. 특히 가깝게 지내던 지인이 암으로 얼마 전에 세상을 떠나 개인적으로 충격이 컸다. 그러고 보니 최근에 신문에서 작가 최인호 씨와 이해인 수녀님의 암 투병 소식도 접한 것 같다. 한 6년 전, 어머니가 췌장암으로 돌아가셨기 때문에 나 자신도 실은 암에 대한 공포가 좀 있는 편이다. 그래서 평소에 홍삼, 버섯, 된장, 마늘 등 소위 항암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음식들을 섭취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30대의 부인을 유방암으로 잃고는 자신의 이야기를 소설로 써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된 네덜란드 작가 ‘레이 클룬’의 <사랑이 떠나가면>을 읽고 잊고 있었던 유방암 검진을 다시 받았다.
여 주인공 카르멘이 유방암의 전이로 말기 암 환자가 되어 결국 3살 된 딸과 남편이 지켜보는 가운데 안락사를 선택해 (네덜란드는 안락사를 허용하고 있다) 죽어가는 마지막 장면에서는 나도 모르게 눈물이 줄줄 나왔다. 부인이 죽기 직전, 남편은 벽에 쓰여 있는 글귀를 가리키며, 딸과 자신은 저 글자를 보며 평생 당신을 떠올릴 거라고 말한다.
벽에는 라틴 시인, 호레이스의 싯구, <카르페디엠>, “오늘을 즐겨라”가 적혀있었다. 그녀는 그 의미를 생각하며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띠고 임종을 맞는다.
최근에 읽은 책 중에 가장 감명 깊게 읽었던 이유는 내용이 허구가 아니라 작가 자신의 실제 이야기란 점이 크게 작용하지 않았나 싶다.
이 책을 읽으며 아이티 참사와 마찬가지로 삶과 죽음의 의미에 대해 새삼스레 수많은 상념들이 스쳐지나갔다.
무엇보다 우리가 평소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걷는 거, 입는 거, 먹는 거, 시장 보는 거 등등 이런 일상들이 얼마나 얼마나 행복한 건지 깨닫게 된 것이 큰 수확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병마와 싸우고 있는 수많은 환자들이 얼마나 외롭고 힘들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아울러 매일매일 반복되는 소소한 일상에 눈물겹게 감사하며 오늘 하루도 뜨겁게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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