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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키드
작성자 정신과의사 이종호
할리우드 영화를 보고 자란 영화광들을 할리우드 키드라고 했다. 소설과 영화로도 친숙한 ‘- 키드’라는 말은 어린 시절이 무엇인가로 강하게 각인되어 있을 때 쓰는 말이다. 요즘 지진 때문에 수많은 고아가 생긴 아이티에 관한 뉴스를 보면 정신과의사로서는 큰 재난을 겪고, 죽음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홀로 되는 경험을 한 아이들의 성장과정과 그 이후의 심리상태에 관심이 간다. IMF를 어린 시절에 겪은 지금 20대 젊은이들의 고뇌를 보면 그 후유증은 쉽게 가라 앉지 않을 듯 하다.


큰 스트레스를 경험한 사람들은 그 기억이 각인되어 뇌에 저장된다. 감정적인 기억이 저장되는 부분은 불안과 분노를 담당하는 편도라는 곳이다. 이곳은 이성보다는 감정을 주로 다루는 곳이다. 여러 가지 불안장애에서 빠지지 않고 끼어드는 부위인데 이곳에 안 좋은 경험이 저장된다 부모님의 부부싸움하는 소리, 갑자기 작아진 집과 눅눅하고 퀴퀴한 냄새가 배어 있는 방, 절대 좋은 일로 오지 않았을 부담스런 전화벨소리, 달라진 친구들의 태도나 눈빛, 많이 달라져 있는 성적표의 숫자 등의 시각, 청각, 촉각, 미각, 후각 같은 모든 자극이 그 사람의 편도를 중심으로 한 뇌에 저장된다. 그렇게 저장된 경험들은 그 사람이 누구인지에 대한 생각을 바꾸어 놓는다. 삶이 아직 순진하고, 예민한 시기에 이런 경험이 각인되면 그게 그 사람의 철학이 되고 인생이 된다. 그들의 눈을 통해서 본 삶은 완전 쟂빛이었다.


뭐든 다 잘할 것 같고, 그냥 이대로 살면 아빠처럼 중산층이 될 것 같았던 아이에게 “네 인생은 네 아빠하곤 많이 다를 것”이라는 주문에 혼란에 빠진다. 88만원 세대가 될 것이라고 콕 찝어서 예상은 하지 않았겠지만 그 비슷한 삶을 살 것 같은 강박관념에 시달린다. 세상을 향한 낙관적이고 우호적인 시각은 없다. 세상에 주눅들어서 우울감이나 불안감에 시달리거나, 세상에 한이 맺혀 분노를 마음에 새긴다.


낭만적인 사랑도 없다. 사랑이란 여자친구를 온갖 선물이나 이벤트로 사로 잡거나, 남자가 매료될만한 외모를 가꾸기 위한 돈이 있을 때 가능한 철저히 자본주의화 된 삶의 과정일 뿐이다.

행복한 가정은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공상과학 영화 같다. 아이는 생명의 신비라거나 하늘의 선물이 아니라 직장에서 눈치 보게 만들고, 거주지나 집의 평수를 좌우하는 비용덩어리이며, ‘노예의 삶’를 이어가지 않기 위해서라도 낳지 말아야할 짐이다.


6.25을 겪은 노년층을 보고 ‘레드컴플렉스’라고 비아냥 거렸던 젊은층은 ‘IMF 콤플렉스’에 꽁꽁 묶여 있다. 아마도 한 세대는 지나야 이 상처가 치유되어 삶에 대해서 더 긍정적이고 밝은 전망을 하게 될지 모른다. 정치든 문화든 다른 거 없다. 우리 마음의 상처를 어루만져 주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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