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HOME > 커뮤니티 > 컬럼초대석 |
|
|
|
| 신비한 뇌의 세계 |
|
최근에 ‘기적을 부르는 뇌’라는 흥미로운 책을 읽었다. 뇌와 그와 관련된 병에 대한 책인데 일반인들도 한번 볼만한 내용이었다. 필자가 의과대학을 다닐 때와 비교해도 현재의 뇌과학 수준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발달되었다. 그 중의 하나가 뇌의 변화가능성에 대한 것이다. 그 당시만 해도 뇌 세포나 조직은 재생이 안되기 때문에 한번 손상을 받으면 회복이 불가능한 것으로 보았다. 그래서 뇌졸중 즉 중풍이 생겨 뇌가 손상되면 다시는 원래의 삶을 살 수 없는 것으로 보았다. 그런데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뇌가 그동안 우리가 생각했던 것 보다는 융튱성이 있다.
회사로 비유를 하면 이렇다. 한 부서의 직원들이 단체로 연수를 가든가 해서 자리를 비우면 다른 부서의 사람들이 그 부서의 업무를 대신하게 된다. 그런데 만약 연수가 휴가가 자주 있다면 다른 부서의 사람들이 그 부서의 일을 더 잘할 것이다. 반대로 1년에 한번이나 그런 일이 있을까 말까 할 정도라면 잘 몰라서 허둥댈 것이다. 뇌의 경우에도 중풍으로 인해서 손이나 팔의 운동을 담당하는 뇌 부위가 손상이 되면 손이나 팔을 움직일 수 없다. 그렇게 되면 손상되지 않은 팔을 더 쓰게 된다. 그런데 멀쩡한 팔을 쓰지 못하게 하면 마치 담당 직원이 출장이나 연수를 가면 다른 부서에서 지원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병든 팔의 운동을 담당하는 뇌 주변에서 그쪽으로 신경을 지원한다. 미국의 에드워드 토브라는 학자가 이런 점을 알게 되어 치료에 적용한 결과 뇌졸중 노인들 , 뇌성마비 어린이 환자들의 기능회복이 놀라울 정도였다고 한다.
반대로 경영상황에 따라서 한 부서가 아예 없어지는 일도 있을 것이다. 그럴 경우에는 그 부서의 사람들이 남아서 대기발령을 받을 수도 있지만 다른 부서의 일을 하게 된다. 뇌의 경우에는 더 놀라운 현상이 벌어진다. 사고나 당뇨병 등으로 팔이나 다리를 자른 사람들에게서 잘린 부위가 가렵거나 아픈 현상이 생긴다. 없는 팔이 가려우니 긁을 수도 없으니 너무 답답할 것이다. 그런데 나중에 연구를 해보니 잘린 팔이나 다리의 운동을 담당하던 뇌의 부위가 다른 곳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팔에 분포되는 운동신경이 얼굴과 이웃하고 있어서 팔이 없어지면 팔의 운동신경은 얼굴 쪽에 간섭을 하게 된다. 그래서 없어진 팔이 가려운 사람에게 얼굴을 긁었더니 팔의 가려움이 해소되었다고 한다.
이와 같이 뇌는 사람이 사는 동안 삶이나 건강의 변화에 따라서 그때 그때 능동적으로 적응한다. 이런 점은 운동기능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심리적인 기능이나 지적인 능력도 마찬가지이다. 쓰지 않으면 퇴화되어서 쓸모없어지고, 열심히 쓰면 기능이 좋아진다. 일부의 기능이 없어진다고 해도 뇌는 알뜰해서 그냥 놀리지 않고 다른 곳에서 쓰고 있다. 뭐든 아끼고 잘 가꾸면 오래도록 소중한 존재가 되는 단순한 진리를 다시 한번 느껴본다.
|
|
|
| |
|
| |
|
|
 |
다음글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