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가 우울증 때문에 성적이 떨어지는 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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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고등학교 1학년인 딸이 있는데 요즘 많이 수척해 지고, 말수도 없어졌고, 식사시간에만 겨우 먹는 척 하고, 평소에는 식사도 제대로 하는 것 같지 않습니다. 표정에도 생기가 없어지고 집에 오면 바로 독서실로 가기가 바쁩니다. 그러나 공부를 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저랑 얘기를 하려고 하지도 않고요, 눈에 보이게 성적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학교간 사이에 일기장이 없는지 찾아보았지만 찾을 수가 없었고, 책의 낙서들을 보니 '우울해', '미치겠다', 등의 말들이 간혹 보이는 듯 했습니다. 혹시 딸아이가 심한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겁이 납니다.
답변
어머니께서는 일단 따님의 태도를 곁에서 관찰하고 계셨다는 점들을 볼 때 이미 사춘기 아이에게 접근하는 몇 가지 기본을 갖추신 것 같아 무척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머님이 취하신 행동은 먼저 사춘기 행동을 이해하기 위해 필수적인 것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죽기 전에 이러한 우울증을 한 번 이상은 겪는다고 합니다. 즉 우울증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것이고,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수 있는 것이라고 합니다. 따님의 경우 식욕이 상실되고, 우울한 기분이 드는 정도라면 심한 우울증이 아니라고도 생각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음 중 다섯가지 이상의 증후가 두 주일 이상 나타난다면 심각한 정도의 우울증으로 판단 될 수 있기에 정신과 의사와 상담을 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1. 슬픔, 우울한 기분 2. 평소의 활동들에 대한 관심과 즐거움의 상실 3. 수면 곤란(불면증) 4. 활동 수준의 변화, 탈진할 정도가 되거나 동요되는 것 5. 식욕 상실, 체중 감소 또는 식욕 증가, 체중 증가 6. 부적인 자기 개념 ; 자기 질책, 비난, 무가치감, 죄책감 7. 느린 사고, 우유부단함 등의 집중 곤란에 대한 호소, 증거 8. 죽음이나 자살에 대한 반복되는 생각들.
우울증은 나와 상관이 없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아주 가깝게 찾아오는 것입니다. 얼마나 자신의 컨트롤을 잘 하느냐에 따라 빨리 치료가 되기도 하고 더디게 치료가 되기도 하죠. 그러나 정상의 사람들은 스스로 이것을 치유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청소년기의 우울증의 원인은 부모님의 일관성 없는 태도로 인하여(부모가 자신의 기분에 따라 아이를 칭찬해 주기도 하고, 아이에게 심한 욕설을 퍼붓기도 하는데 이러한 경우를 반복해서 경험한 경우), 부모의 지나친 억제나 과보호를 함으로써 마치 어린아이로 대해 줄 때, 이성친구로부터 배반을 당했을 때, 학업에 여러 번 실패했을 때, 등 여러가지 원인으로 찾아옵니다. 어른들이 설마 그런다고 문제가 생기겠어? 라는 그 설마의 경우에서 의외로 찾아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님의 경우에서는 우울증을 겪고 난 뒤 학업 성적이 떨어진 것으로 보아 성적에 대한 좌절감 때문이라기 보다는 학교생활에서 친구와의 관계에 대한 문제가 있거나, 혹시 남자 친구로 부터 상처를 받았거나, 하는 등 집 밖의 외부적인 원인에서 찾아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것을 찾아내려면 우선 어머님이 따님과 친구가 되어 주셔야 합니다. 주말 같은 때에 따님과 단 둘이서 외출을 해 보는 것을 권해드리고 싶네요. 시원한 공기와 푸른 자연을 접할 수 있는 곳이면 더욱 좋구요. 이 날은 따님을 어린아이로서가 아닌 성숙한 여인으로 여겨 주세요. 일단 마음이 열리면 어머니께 자신의 문제를 고백할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부모입장에서 떨어진 성적이 많이 안타까우실 겁니다. 하지만 아이가 마음의 안정을 찾는다면 성적은 자연스럽게 회복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딸이 우울증에서 스스로 극복하여 나오기까지 사랑과 신뢰로 기다려 주는 것도 부모님과 형제들의 역할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무관심이 아닌 진정 따님을 이해하는 사랑과 관심속에서 진행되어야 하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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