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준비안된 미래는 재앙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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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은 내일은 오늘과 다를 것이라고 믿고 살았습니다” 이 말은 이제는 기억조차 가물가물해졌지만 필자의 학교 뒷산에 돌 비석에 조악하지만 마음을 잔잔하게 울렸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오늘 힘들어도 내일은 더 나을 것이라는 희망, 그리고 더 나은 세상이 되리라는 진보에 대한 믿음이 담겨 있는 소중한 말이었다. 중년을 훌쩍 넘긴 지금도 간혹 권태에 빠질 때면 그 말을 떠올리며 내일은 다르게 살아보자고 다짐했던 많은 날들이 떠오른다.
세상은 이제 희망을 갖기 힘들어졌다. 지금 세상에서 힘들어도 천국에 가면 복을 받을 것이라는 기독교는 개독이라는 모욕스런 말로 포장되며 젊은이들의 마음 속에서 멀어져가고 있다. 과학기술의 발달이 우리를 더 편하고 행복하게 만들어 줄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행복한 유토피아보다는 그 반대인 디스토피아가 우리가 그리고 있는 보편적인 미래상이 되었다. 건강하게 오래 사시라는 말이 어르신들을 향한 덕담이었지만, 상실로 가득찬 노인의 삶은 개인적인 차원에서도 더 너그럽고 여유롭게 살게 될 것이라고 기대하기 보다는 서운한 일이 더 많을 거라는 전망이 뇌리를 덮는다. 한 개인이 일생동안 소모하는 건강보험 재정의 대부분이 죽기 전 마지막 몇 년 전에 다 소모한다고 한다. 마지막 몇 년의 삶은 그만큼 병마와 노령에 시달릴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다. 나라 입장에서 봐도 노령인구의 증가는 사회의 활력을 빼앗는 일이고, 미국의 경우에도 1946년부터 1963년 사이에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미국 경제에 커다란 영향을 줄 것이라고 한다. 사회적으로 봐도, 개미들의 지옥이다. 재벌들이 구멍가게의 마지막 싹을 잘라버리려는지 SSM이란 편의점을 도입해서 상인들을 울린다. 어쩌면 재벌보다 더 무서운 게 인터넷이다. 동네의 나이든 상인들은 인터넷을 이길 재간이 없다. 임대료 내고 인건비 주고 운영하는 동네 서점을 울리는 인터넷 서점의 반값 할인 이벤트는 당장 눈 앞에 돈이 없는 젊은이들에게는 달콤해 보이지만 결국 동네 서점을 말려 죽이는 권력자의 횡포로만 보인다. 구글이라는 미국의 인터넷 회사가 천문학적인 광고수익을 얻는 동안 신문 방송의 광고료 수입은 급락했다고 한다. 이렇게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은 아마도 10% 가까운 미국의 실업율에 상당부분 기여했을 것 같다.
전구가 나오면서 가스등 켜는 사람들이 사라지고, 자동차가 보편화되면서 마부나 대장장이들이 사라졌다. 세상은 끊임없이 새로운 것이 생겨나고 낡은 것은 없어진다. 이게 자연의 법칙이다. 하지만 지금 문제는 그 속도가 너무 빨라 도태될 사람들이 너무 많아질 거다. 희망찬 미래라는 건 이제는 없어 보인다. 준비를 잘 해서 적응해야할 미래가 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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