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아이가 동성애자 일까봐 걱정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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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중학교 3학년 남학생 자녀를 둔 엄마입니다. 남편은 교통사고로 죽고, 그 후로 아들 하나만을 키우면서 살아오고 있습니다. 제 아들은 어려서부터 예쁘장하게 생겼다는 말을 많이 들었고 남자 친구보다는 여자친구들하고 주로 놀더군요. 중학교는 남자 학교인데, 친구 아이가 제 아이를 보호해 주고, 만약 친구가 다른 아이들과 친하게 지내면 제 아이가 무척 속상해 하는 것 같습니다. 이런 것이 혹시 동성애의 시초가 아닌지, 만약 그렇다면 우리 아이가 동성애자가 되는 건 아닌지 걱정입니다.
발달과정상에서 보면, 어린 아이일 때에는 자기 중심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으므로, 자신을 돌보아 주는 사람들을 제외한 타인들은 별로 중요시하지 않습니다. 그러다가 또래 아이들과 어울리게 되고, 그런 과정에서 타인들의 존재를 인식하고 사회적인 기술들을 익히게 됩니다.
어머니께서 보내주신 내용에 의하면, 아드님이 꼭 동성애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다고 단정지을 수 없습니다. 두 가지 가능성이 있을 수 있는데, 첫째는 아드님이 여성적인 경향성이 강한 데다가 내성적이어서 나타나는 행동일 수 있으며, 둘째는 어머니가 걱정하시는 대로 동성애의 경향성을 가지고 있을 수 있습니다.
청소년기는 신체적인 성장과 함께, 심리적인 성숙도 함께 이루어지는 시기로서, 매우 혼란스럽고 불안한 상태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정체성의 발달은 청소년기에 반드시 획득해야 할 과업이고, 정체성의 발달중의 하나가 바로 성적 정체성의 발달입니다. 자신이 성적인 대상을 택하거나 로맨틱한 낭만을 즐기려 할 때, 자신이 이성애적인 경향이 있는가, 동성애적인 경향이 있는가 혹은 양성애적인 경향이 있는가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만약 동성애적인 경향이 있다면, 동성애적인 정체성을 확인하는 단계는 가장 단순하게는 전형적인 3단계로 설명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첫째는 환상이나 욕망을 경험하면서 자신이 타인들과 다르다는 것을 느끼기 시작하고, 그 차이가 동성에게 매력을 느끼기 때문인가 하는 의심을 하는 단계라고 합니다. 둘째는 이러한 의심을 동성애적 접촉으로 확인해 보는 단계이고 셋째는 자신을 동성애자라고 인정하는 단계입니다. 하지만 이런 과정은 개인 내적인 것으로 타인이 관찰해서 확실히 알기는 어렵습니다.
아드님도 사춘기로서 이런 성적 정체성이 형성되는 과정 중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어머니가 걱정하시는 동성애적인 성향은 남성의 경우 대부분 고등학교 졸업 후부터 나타난다고 합니다. 사회 분위기도 변하고 있고, 아직 확실하지 않은 것으로 속단하고 불안해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아이가 자신이 남자라는 것에 대해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 혹시 학교생활 하는데 적응이 안되는 부분이 있는지를 알아보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만약 아드님이 학교생활이나 친구들과 어울리는 데 불편함을 느끼고, 그것이 현재 어머니가 걱정하시는 부분에 관한 것 때문이라면, 상담기관에서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아이가 내성적이어서 잘 얘기하지 않을 수도 있으므로 학교 선생님과 만나, 선생님은 어떻게 보고 있으며 학교 생활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알아보는 것도 필요합니다. 또한 아이에게서 부적응적인 면이 발견되어서 상담기관을 방문할 때에도, 아이에게 직접적으로 동성애에 대해 거론하기 보다는 아이가 힘들어 하는 부분으로 나타난 현상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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