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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하는 척하다가 사랑하면 안되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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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외신 중에는 중국의 한 여성이 가짜 애인을 구한다는 소식도 눈길을 끌었다. 중국 전문 사이트 온바오닷컴은 설을 앞두고 한 미녀가 청두시의 한 광장에서 "춘절 연휴 같이 보낼 남자친구 구해요! 5일에 1만위안"라고 적힌 표지판을 들고 서 있는 모습을 보도했다.
만 위안이라고 하면 우리나라 돈으로 170만원. 적지 않은 돈을 지불하고 가짜 남자 친구를 구하는 이유는, 예상대로 부모님에게 보이기 위해서다.
현재 시정부의 행정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는 26살의 여성으로, "설 연휴기간 가족들에게 남자친구를 소개시켜주고 싶었는데, 아직도 구하지 못해서 부모님 뵐 면목이 없다며 그런 일을 감행하게 됐다고 한다.
경제적 능력은 웬만큼 되는데, 남자친구가 없는 골드미스들에게 고향 부모님의 압력이 엄청난 것은, 우리나라뿐이 아닌가보다. 이 여성도 부모님 마음을 기쁘게 해주고 싶은데, 이번에도 실망시킬 것을 생각하니 가슴아프다고 가짜 남자친구까지 구하게 된 것이다.
이런 남녀가 중국에 은근히 많다고 한다. 가짜 남친 혹은 가짜 여친을 구하는 그들이 내세운 가짜 애인의 조건을 보면 외적인 용모 외에도 통찰력이 있을 것을 우선 내세우고 있다. 통찰력은, 센스를 말하는 것이다. 상황에 맞게 잘 대처하는 능력을 보는 것인데, 가족들에게 들키지 않으려면 통찰력이다 싶은 센스가 필요할 것이다.
만약 한 방에 들어가야 하는 경우는 성적 접촉을 하지 않는다는 내용도 사전 계약에 포함돼 있다.
문득, 산드라 블록이 주연한 영화 <프로포즈>가 생각난다. 진짜 애인이 아니라 단지 직장의 상사인 마가렛(산드라 블록)을 결혼할 사람인 것처럼 가족에게 소개시켰다가 결국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지는 영화이다. 서로 애인인 척 하다가 서로에게 정이 들고 서로를 알아가게 된다는 영화이다. 서로 알아간다는것, 서로 이해해 간다는 것은, 서로 스며든다는 뜻이고, 서로 사랑에 이르는 과정이다.
착한 척하다 보면 착해진다던가. 친한 척하다보면 친해지고, 사랑하는 척하다보면, 사랑하게 되는 인간의 묘한 이치...
그래서 어쩌면 중국의 그 여성도, 가짜를 구하면서도 가짜가 진짜가 되는 영화같은 일들을 마음속으로는 꿈꿀지도 모르겠다. 그게 인간의 속마음 아니겠는가.
가짜, 라는 두 글자는 누군가를 속이는 것이라 기분이 개운하진 않지만, 또 한편 생각하면, 기성세대가 오죽 결혼을 독촉하면 그러나 싶기도 하다. 어른들은 자신의 시대를 토대로 자녀 혹은 친척 조카들에게 결혼을 강요한다. 그러지 못하면 불효자 불효녀 취급을 한다.
누군들 애인이 없고싶고, 누군들 빨리 결혼하고 싶지 않겠는가. 그러나 예전과는 달리, 무조건 저질러놓고 인생내내 참고 견뎌야 하는 결혼생활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빙글 빙글 바라만 보고 있지~ ' 이 가사는, 소위 결혼적령기를 훌쩍 넘긴 자녀들을 바라보는 노부모들의 자녀를 바라보는 방법이 돼야할지도 모른다. 괜히 재촉해서 가짜 남친으로 기만당하는 부모보다는, 자녀와 진솔한 소통이 되는 부모가 되고 싶을 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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