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세기 빨강머리 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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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은 정말 많은 기념일이 있다. 근로자의 날과 어린이날을 시작으로 해서 어버이날, 석가탄신일, 어제 스승의 날ㄹ과 오늘 성년의 날, 5.18 민주화운동기념일과 발명의날, 부부의 날까지. 이번주만 해도 네 개의 기념일이 있다. 이 수많은 기념일을 통틀어 우리는 5월을 가정의 달이라고 하는데, 가장 인상적인 날 중에 하나가 바로 <입양의 날>이 아닌가 싶다. 가정이란 혈육의 정으로 ‘안으로 똘똘 뭉치기’ 마련인데, 입양의 날은 새로운 식구를 맞이하는, 타인을 끌어안는 데서 미묘한 감정이 들기 때문이다.
얼마전 여섯 번째로 맞는 <입양의 날>이었다. 예전에 비하면 입양하는 가정이 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매년 천명 이상의 아기가 해외로 입양되고 있는 해외 입양이 세계 1위라고 한다. OECD에 가입한 국가 중 <장애아>를 해외로 입양 보내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고 한다. 이런 환경 속에서 무려 여덟명의 아동을 입양한 사람이 있어 화제였다. 그 중에 네명은 몸이 불편한 아이들이라고 하는데, 행안부 기능직 8등급 공무원인 <탁정식>씨는 십여년전부터 입양을 시작했다고 한다. 뇌경변 1급인 아이부터 손가락 장애가 있는 아이까지 탁씨는 아홉명이 바글거리는 집에가면 정신이 하나도 없지만 그래도 아이들의 맑은 표정을 보면 ‘내가 입양을 잘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한다.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소설. 빨강머리 앤 역시 입양아로 그를 키웠던 마릴라가 그런다. <앤, 난 널 혈육을 나눈 친자식처럼 사랑한다. 네가 초록 지붕집에 온 뒤로 줄 곳 넌 내 기쁨이자 위로였다.>고. 21세기 빨강머리 앤을 키우고 있는 가정들도 역시 그럴거라 믿는다. 헐리웃 스타 안젤리나 졸리, 샤론스톤, 마돈나 등도 입양가정이고, 우리나라의 수많은 연예인들 역시 입양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입양한 부모들의 이야기를 담은 <우리가 너를 선택한 이유>에 보면, 왜 입양을 선택했는가, 그 이유가 나온다. <내가 너를 선택한 것은 너에게 가족의 따듯한 사랑을 가르쳐주고 싶고 너와 함께 멋진 삶을 만들어가고 싶어서란다. 내가 너를 선택한 것은 단순해도 의미 있는 것들을 지나쳐버리고 싶지 않아서지. 함께 세상의 경이로움을 탐구하고 싶었고 늘 긴장하며 살고 싶어서란다. 내가 너를 선택한 것은 마루 위에서 종종걸음을 치는 너의 작은 발자국 소리가 좋았기 때문이며 네가 두려울 때 나를 소리쳐 불러주었으면 해서란다. 너를 처음 만지는 순간 영원히 안아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지.> 새로운 식구를 공짜로 얻어서 그저 감사할 따름이라는 입양가족들. 사랑을 통해 기쁨을 나누는 천사같은 이분들이말로 우리 사회를 발전시키는 1급수 희망이 아닐까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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