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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대표는 389명, 의사는 고작 3명이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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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베이징올림픽 주치의 이창형 박사
4년을 기다린 무대인만큼 선수들은 그야말로 사력을 다했다. 그래서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의 안타까운 부상은 보는 이들의 가슴을 아프게 한다.
역도 이배영의 다리 부상, 복싱 백종섭의 기관지 파열, 태권도 황경선의 인대 손상, 유도 왕기춘의 갈비뼈 골절…. 이들이 보여준 부상 투혼은 국민들의 가슴을 찡하게 했다. 아픈 선수들을 누구보다도 가장 먼저 챙긴 사람이 있었다. 바로 베이징올림픽에서 선수·임원단 389명의 건강을 돌봤던 대한민국 선임 주치의 이창형 박사. 그를 만나 올림픽에 관한 이모저모를 들어보았다.
-베이징올림픽 의료지원팀의 일과가 궁금합니다.
오전 6시 30분에 일어나서, 체육관에서 러닝·스트레칭 등의 운동을 하고 7시 30분 의무실 아침 회의에 참석하면서 아침 일과가 시작됩니다. 식사를 간단하게 하고 8시경부터 경기장 지원을 나가거나, 선수촌에서 진료를 시작합니다. 의사 3명과 물리치료사 5명, 간호사 1명으로 이루어진 의료진은 그날 상황에 따라 외부 지원을 갈 것인지, 내부 진료를 할 것인지 결정합니다. 낮 시간에는 연습이나 경기가 있기 때문에, 의무실이 가장 붐비는 시간은 저녁시간입니다. 보통 밤 10시 정도까지 근무를 하게 되지만, 자정 넘어서 선수가 찾아오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경기가 늦게 끝난 선수들입니다. 또한, 경기 중의 사전 도핑이나 경기 후의 도핑 때에도 의무위원은 같이 동행하여야 하기 때문에, 선수가 수상하게 되면 시상식 후 도핑 검사까지 함께 했습니다. 자정이 넘어서 선수들과 돌아온 적도 많았습니다.
-이번 올림픽에서 가장 심각한 부상을 당했던 선수는 누구였습니까?
복싱의 백종섭(라이트급)은 경기 중 상대방 주먹가격 때문에 기도가 파열됐습니다. 호흡곤란을 겪었고, 경기중 재손상시에는 생명을 잃을 수도 있었습니다.
갈비뼈에 금이 간 이후에도 진통제를 맞으며 경기를 했던 유도의 왕기춘, 무릎인대 부상을 당해 마취제를 맞으며 경기했던 태권도의 황경선, 경기 중 팔꿈치 인대 파열로 경기를 바로 포기해야만 했던 유도의 공자영 등도 심각한 부상을 당했던 선수들입니다.
-특히 어떤 종목이 부상이 잦은가요?
우선 신체적 접촉이 빈번한 투기 종목이나 구기 종목에서 부상이 많습니다. 일반적 스포츠 손상이 잦은 부위는 무릎관절·족관절·견관절·요추 부위의 순입니다. 일반적으로 복싱·유도·태권도·레슬링 등이 신체의 모든 부위에 부상이 많고, 하키·농구·축구도 신체적인 접촉이 잦은 탓에 부상이 많습니다. 사격의 경우는 총성의 반동으로 인해 어깨·허리·손목의 손상이 많고, 양궁의 경우도 어깨·손목의 부상이 많습니다.
-올림픽의 영향으로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사회체육 붐이 일고 있습니다. 건강한 운동을 위한 조언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일반인들도 스포츠 손상의 부위는 선수들이나 다름없습니다. 하지만, 주로 일반 체육동호인들은 외상을 많이 받게 됩니다. 선수들처럼 운동을 하기 전에 장기간에 걸쳐서 체계적인 준비 운동을 하지 않기 때문이죠. 선수들은 준비 운동과 근력운동을 미리 충분히 해서, 부상을 최소화 하게 되는데, 일반인들은 시간적인 제약과 준비 부족으로 인해 경기 자체만 즐기는 경우가 흔하죠. 따라서 준비되지 않은 몸 상태에서는 직업 선수들보다도 더 부상이 발생할 확률이 높기도 합니다. 운동을 통해서 몸을 만들지 말고, 몸을 먼저 만들어서 운동에 임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선수들과 같이 자고 생활하고, 같이 뛰었던 한 달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습니다. 소중하고도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현장에서 생생히 땀 흘리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지켜보았을 뿐만 아니라, 같이 울고 울었습니다.
의사로서 진료실에서 냉정하게 병의 경중을 따지고, 조언하는 시간도 값지지만, 선수들과 같이 느끼고 경기를 이해하면서, 진료실에서 내린 냉정한 결론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제 말을 잘 따라주고, 도움을 받으면 무척이나 고마워했던 선수들이 생각납니다. 오히려 선수들 및 감독님들에게 많이 배웠고, 스포츠 의학에 대해 좀 더 이해하게 되었던 뜻 깊은 시간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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