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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내가 결혼했다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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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에 박현욱 원작소설을 영화로 만든 <아내가 결혼했다>를 보았다. 일단 제목 자체가 발칙하다보니 소설을 읽지 않은 사람들도 호기심으로 많이들 보는 것 같다.
나는 전에 소설을 워낙 재미있게 봤었기 때문에 영화가 과연 얼마나 원작의 맛을 살릴 수 있을까 궁금한 마음이 들었다.
영화를 보고 나서의 느낌은 예상했던 것 보다는 그래도 원작의 맛을 잘 살린 편이었고 특히 멀쩡하게 잘 살고 있는 남편에게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으니 또 한번 결혼을 하고 싶다고 졸라대는 여주인공 역의 손예진 연기가 돋보였다.
그런데 사실 흥미로운 것은 영화를 보고 나서의 남녀 관객들의 반응이었다.
남자들은 혀를 끌끌 차면서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흥분하는 반면에, 여자들은 예전시대에 남자들은 아무렇지 않게 축첩행위를 하지 않았냐며, 현실에서는 이루어지기 힘든 일이지만 재미있는 화두라는 반응들이었다. 영화 속의 여주인공은 살림도 잘하고, 시 어머니에게도 사랑을 받는 나무랄 데 없는 캐리어우먼인데, 어느 날 지방 발령을 받고 주말 부부로 살아가게 된다. 그런데 그 지방 근무지에서 또 다시 코드가 잘 맞는 운명의 남자를 만나게 되고 아내는 남편에게 또 한번 결혼을 하겠다는 청천벽력의 통보를 하게 된다. 영화 속 남편 김주혁은 처음에는 말도 안 된다며 펄펄 뛰다가 사랑하는 그녀를 놓칠 수 없어 마지못해 묵인하게 되고, 네 사람의기묘한 동거가 시작된다.
평일은 새롭게 결혼한 연하 남편과의 신혼생활, 주말에는 서울에 올라와 기존의 남편과의 일상생활, 영화의 절정은 손예진이 김주혁에게 인신 사실을 알리게 되고, 남편은 과연 그 아이가 자신의 아이인지 미칠 듯이 궁금해하는 장면이다.
결국 아이를 낳고 돌잔치도 두 번을 치루게 되는데, 유전자 검사를 통해 자신의 아이임을 알게 된 김주혁이 또 다른 남편과의 돌잔치에서 그 사실을 공표하며 영화는 클라이막스를 치닫는다.
감독의 메시지는 과연 무엇일까?
영화 마지막 부분에서 연하의 두 번째 남편이 실은 자신이 생물학적 아빠가 아님을 알았음에도불구하고 자신은 친부와 똑같이 아이를 양육할 생각이었다고 말하는 부분이 아닐런지...
어쨌든 이 영화는 일부일?, 특히 부계 중심의 일부일처제에 반하는 새로운 화두를 던지는 작품이다. 만일 여러분이 비슷한 경우에 처했다면 어떻게 반응했을지 궁금해진다.
하긴 요즘 세상에도 중국이나 몽고 등에는 아버지가 누군지모르지만, 아이를 낳아 여자들끼리 공동양육하는 모계 중심 사회가 엄연히 존재한다.
또 애인을 가지고 있는 기혼 여성 역시, 영화처럼 두 번 결혼식을 올리지 않았다 뿐이지 두명의 남자를 받아들이고 있다는 상황은 영화와 비슷하다.
물론 실제로는 현실에서 이런 일이 좀처럼 일어나기 힘들겠지만 고정관념을 뒤엎는 새로운 발상만음은 신선하다.
영화를 보면서 내 개인적으로는 사랑과 독점욕의 상관관계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남녀사이는 절대로 공유할 수 없는 관계일까, 그리고 만일 공유가 가능하다면 그건 사랑이 아닐까라고말이다.
또한, 집착과 소유욕이 동전의 앞뒤면처럼 사랑의 다른 이름인지, 아니면진정한 사랑과는 별개인지 문득 궁금해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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