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바마의 승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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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에서 오바마 후보가 당선되었다. 경제 외교 등 여러 가지 방면에서 워낙 사정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집권당이 정권을 잃는 것은 크게 이상할 것이 없었지만 야당 후보가 미국 사회에서는 그 어느 소수파보다 더 무시 당하는 흑인이었기 때문에 관심을 끌었다. 과연 그가 백인들의 텃세를 버틸 수 있을지 혹시 암살이라도 당할 지 않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있었다. 그 모든 것을 보란 듯이 다 이겨내고 당선되었다. 그의 대통령 당선을 먼저 축하한다.
세상 모든 일이 그렇겠지만 오바마 당선도 하루 아침에 이뤄진 것은 아니다. 1860년대에 흑인 노예 문제를 놓고 남북 전쟁이 벌어지고 1960년대에 마르틴 루터 킹 목사를 필두로 한 민권운동이 있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흑인은 사람취급도 받지 못했다. 필자의 기억에는 1980년대에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던 제시 잭슨 목사라는 사람이 생각난다. 당시 미국은 6, 70년대의 진보적 흐름이 꺾이고 보수주의의 물결이 빗발쳤다. 영화배우 출신의 화려한 외모와 언변의 레이건을 주목했다. 아무도 ‘깜둥이’ 출신의 불평 많고 말 많은 흑인 목사에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 거의 무의미한 득표를 한 후 낙선한 건 당연해 보였다. 그런데 다음 선거에 또 그가 출마했다. 물론 이번에도 유력 후보 외 몇 명의 난장이들이라고 불리는 별 볼일 없는 후보일 뿐이었다. 다시 낙선했을 때, 그의 쓸쓸한 뒷모습은 패배자의 아픔과 약자이자 소수자의 그늘이 배어 나와서 마음이 아팠다. 그때 당시 우리의 정치 상황과도 맞물려서 패자가 도전하는 것은 패자가 되기 위한 도전으로 보였고 그 길은 가망 없는 희생으로만 보였다. 그 후에 간간히 들려오는 그의 소식은 그가 여전히 도시 빈민을 위한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이었다. 정치적 영향력은 현저하게 줄어들었지만 신념을 잃지 않는 그의 삶은 그 다워 보였다. 그 후에도 소수자들의 도전은 이어졌다. 잭슨 목사의 실패에 굴복하거나 좌절하지 않은 많은 젊은이들이 있었고 끊임없이 도전하였다. 마침내 오바마가 승리를 쟁취했다. 그렇다 오바마의 승리는 선대의 모든 사람들의 피와 땀과 노력의 결실이다.
우리 시대에도 풀어야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그 도전의 열매를 우리가 거둘 수 없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의 후손들이 그 결실을 맛볼 수 있다면 힘들더라도 도전해야 한다. 그것이 이 귀한 삶 부여받은 목적일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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