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성성과 여성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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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그리스 신화에서 남자와 여자는 한 몸이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러다가 온전했던 그 존재는 둘로 나뉘어 불완전해 졌고 완전해지기 위해서 서로를 찾는다는 것이다. 심리학에서는 남자나 여자가 다 남성적인 면과 여성적인 면이 있는 것으로 본다. 남자에게도 여성적인 면이 있고, 여자에게도 남성적인 면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그 둘이 자연스러운 조화를 이뤄야 온전한 인격이 된다. 그런데 사회적인 분위기는 이를 허용하지 않는다. 사춘기의 남자아이들은 눈물을 보이지 말아야 하며, 따돌림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강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 반면 여자들은 직장에서는 남성적인 모습을 요구받지만 결혼 전선에서는 남자다움을 없애지 않으면 여자로 선택받기 힘들다. 그래서 여자는 여자답고, 남자는 남자다워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기 성의 과잉시대이다.
그런데 40대가 지나면 사정이 조금 달라진다. 남자들은 남성호르몬이 줄어들고 여성호르몬이 나오기 시작한다. 여자들은 그 반대다. 사회적으로도 남자들은 명퇴나 뭐다 해서 기가 죽기 시작하고 여자들은 주부경력이 많아지고 여성의 네트웍이 절정에 이르기 시작한다. 남자들은 감성에 젖어서 여성적으로 변하고, 여자들은 드세진다. 밖으로만 나돌던 남자들이 젖은 나뭇잎처럼 부인에게 찰싹 붙어서 귀찮게 군다고 싫어한다는 얘기를 어느 모임에서 들었던 적이 있다. 자기 성의 땡처리시대이다.
그러다가 노년기에 이르면 어느 정도 균형을 이룰 수 있다. 치우치지 않고 비교적 편하게 자기 성을 받아들일 수 있다. 하지만 남자나 여자나 받아들일 만한 자기 성의 본질적인 모습은 찾기 힘들다.
균형잡힌 성역할은 양성역할의 기계적인 평균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경우에는 남성적인 것이 더 강할 수도 있고, 어떤 경우에는 여성적인 모습이 더 두드러져 보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그 사람과 환경과의 조화이고 그 사람의 마음의 평화이다. 주변 환경과 끊임없이 마찰을 일으키고 자기 자신이 불편하다면 균형 잡히지 못했다. 자기에게 맞지 않는 것이다. 이럴 때는 어느 일방이 변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와 환경이 조금씩 변해서 맞춰야 할 것이다. 이때도 기계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그 상황에 가장 알맞은 정도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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