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들과 아버지의 승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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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20대 남자를 만나보면 아버지를 좋아하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것 같다. 아버지와 사이가 좋지 않고 어린 시절에 안 좋은 기억들이 많다. 그마나 그런 사람들은 그마나 부정적인 감정이라도 아버지와의 감정의 끈이 연결되어 있는 경우이다. 대개는 아무런 상관없는 사람처럼 여긴다. 하지만 정말 아무런 상관도 없는 것은 아니어서 결혼을 했을 때 문제가 된다. 우선 자기는 뒤로 빠지고 부모님과의 불편한 관계를 아내에게 맡겨 고생을 시킨다. 그 다음으로는 자기 자식과 적절한 관계형성이 안 된다. 아버지란 자리는 책보고 되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배우고 몸으로 베풀어야 하는 역할이다.
아버지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말하는 아버지들은 아들과 잘 놀아주었다. 못 놀아준다고 좋은 아버지가 아닌 것은 아니다. 그런 아버지들도 분명 존경받고, 인간적으로나 아버지로서 좋은 사람이지만 아들들이 좋아할 여지가 별로 없다. 시간을 많이 갖고 정서적인 교감을 가져야 아버지를 좋아 하고, 그 역할을 기꺼이 받아들이게 된다. 놀이와 정서적 교감을 통해서 흔히 하는 것이 게임이고 그 안에서 펼쳐지는 것이 승부이다.
아들과 아버지의 승부는 신화시대부터의 주된 문화적 주제였다. 역사를 보아도 왕위를 놓고 아들과 아버지는 흔히 싸운다. 조선시대의 태조와 태종, 영조와 사도세자는 다들 아는 유명한 사례이다. 억누르고, 회피해서 그렇지 아들과 아버지의 경쟁은 다루기 쉬운 과제는 아니다.
사실 어릴 때는 아버지를 이길 수가 없다. 이때는 아들이 승부에 져서 생기는 분노, 좌절, 수치심을 잘 다뤄야 한다. 이를 잘 다루지 못하면 분노를 아무데서나 터뜨리거나 아예 승부를 회피할 것이다. 생의 어느 순간에는 아버지가 지게 된다. 어릴 때는 어마어마한 인간으로 여겼던 아버지가 보잘 것 없는 사람처럼 느껴지는 그 순간의 허탈감을 다룰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아직은 아들이 미약하기 때문에 계속 존경받을 만한 사람으로 남아서 아들의 삶의 목표나 지향점이 돠어야 한다. 막연한 장래희망 조차 없는 사람들을 보면 그 분들의 뇌리에 아버지는 없었다. 더 나이를 먹어서 완전히 아버지를 앞서게 되면 아버지를 이긴 죄책감이나 아버지가 자기에게 져서 심리적으로 손상 받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을 느끼지 않도록 아버지가 잘 버텨주어야 한다. 삶에 훨씬 더 큰 교훈이 되는 되는 것은 많이 이기는 것이 아니라 잘 지는 것이지 않는가?
오늘의 현실은 아버지들을 안팎으로 짓누르고 있다. 그분들이 기가 죽지 않아야 아들들이 바로 서고, 나라에 희망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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