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쾌하게 나이를 먹는 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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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력이 이제 한 장밖에 남지 않았다. 그러나 나이를 한살 더 먹는다는 사실이 초조하거나 하지는 않다. 왜냐하면 나이 든다는 것의 장점도 얼마든지 있으니까. 일단 안 되는 것은 포기할 줄 알게되고, 인생을 종합적으로 내지는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지혜가 생긴다는 점이 좋다. 젊었을 때보다 넉넉하게 포용할 수 있는 마음의 자세라고나 할까?
돌이켜보면, 질풍노도의 시기인 10대나 20대가 꼭 인생의 절정은 아닌 것 같다. 그때는 진짜 좋은 것을 마음으로부터 좋아할 줄도 몰랐고, 미래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으로 희망만큼이나 번민도 비례해서 많았던 걸로 기억된다.
애인의 말 한마디에 하늘을 날 것처럼 행복해하기도 했지만, 또한 그의 변하는 표정 하나에 세상을 다 잃은 것처럼 괴로워하기도 했으니 마음의 평화라는 관점에서 보면 지금이 훨씬 더 낫다.
요즘의 나의 화두는 어떻게 해야 멋진 노년을 맞을 수 있나하는 것이다.
최근에 읽은 <유쾌하게 나이 드는 법 58>이라는 책에 보니까 ,이런 말들이 실려있다.
사는 게 힘들 때, “그래 이 문제는 오래가지 않을 거야. 문제는 풀리게 되어있어” 라고 생각하라는 것이다. 즉, 살아가며 만나는 어려운 문제들을 걸림돌이 아니라 디딤돌로 생각하고 나쁜 일이 아니라 그냥 흘러가게 내버려두는 게 좋다고 한다.
날 힘들게 하는 적들은 무시하거나 아니면 확실히 밟아버리고 성직자도 아니면서 말끝마다 종교를 들먹거리는 사라보다는 진실해 보이는 사람을 가까이 하라고 충고한다.
서른이 넘었으면 자기 인생을 부모 탓으로 돌리지 말 것이며, 친하지도 않은 사람을 만나는 것보다는 외로움이 낫다고 얘기하고 있다.
그 밖에도 다른 사람을 개선하려고 애쓰지 말고, 친구에게 그 친구를 중상모략하는 소식을 전해주는 사람이 되지 말라고 하며, 외로움보다는 싸움이 낫다고 한다.
만약 망설여지는 일이 있는데 자꾸 미련이 생긴다면 바로 차고 오를 것이며 기류가 망설여질 때 헬리콥터 조종법은 차고 오르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는 구절이 인상적이다.
그러나 모두가 뜯어말리는 길은 하지 않는 게 좋다고 맺고 있다.
하나하나 다 맞는 얘기들이다. 여기에다 내 개인적으로 추가를 좀 하자면 집은 최소한으로 줄이고 대신 여기저기 여행을 하며 사는 말하자면 신유목민 생활이 어떤가 싶다. 나이 들어서 집을 유지하고 꾸미는데 시간과 기력을 허비하지 말고 그 시간에 세상의 풍경들을 하나라도 더 보내느 게 나을 것 같다.
어차피 인생이 한 순간의 소품이라면 그 소품이 끝나기 전에 한군데 여행지라도 더 느껴야하지 않을까?
아무튼 나는 노후의 생을 모범적이고 정도를 걷는 쪽보다는 철이 좀 덜 든 노인, 혹은 불량노인으로 살아가고 싶다. 나중에 할머니가 되더라도, 빨간 스카프를 두르고, 오픈카도 운전해보고 싶고 보라색으로 머리물을 들이고 광장의 예쁜 카페에 앉아 차도 마시고 싶다.
아, <원로걸즈>라는 그룹을 만들어 뒤늦게 가수로 데뷔해보면 어떨까? 생각만해도 유쾌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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