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의 진정한 부활만이 자연과 화해하는 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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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로부터 출발한 자연의 파괴는 인간의 탐욕이 원인
제10강좌 : 자연으로서의 인간의 위기와 자연과의 화해의 모습
시간 : 2008년 11월 18일 화요일 오전 10시
강사 : 민형원 교수(덕성여대 철학과)
자연인으로서의 인간의 육체는 어떻게 자연과 화해하고 그 속에서 살아야 할까? 환경오염이 심각해지는 이때 우리 인간이 자연과 어떻게 손잡고 살아가야 할지, 그 해법은 무엇일지 고민해보자.
1. <근대화>에 발맞춰 파괴된 환경
최근에 우리는 <포스트모더니즘>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한다. 이 용어는 철학, 문화, 건축 등 심지어 광고에까지 폭넓게 사용되지만 그 의미는 어디에 사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보통 포스트모더니즘은 <모던>이라는 시대, 즉 근대라 불리는 18세기 이후를 일컫는다. 이 서양의 <모던>이라는 시대는 서양의 근대화를 만들었다. 서양의 <근대화>만이 유일하고 보편적인 근대화의 모델로서 오늘날까지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서양의 근대와 근대화가 역사상의 다른 시대들보다도 이토록 성공을 거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다른 시대들과는 달리 비판적 ‘이성’을 바탕으로 전통의 맹목적인 권위로부터 벗어나려는 합리주의를 추구했다는 데 있다. 우리의 제사와 같은 관습적이고 도덕적인 권위들을 법정에 세워 이성적, 합리적인 것만 인정해 주었다.
이러한 이성에 의한 <합리화>라는 명제 아래 서양의 근대가 정력적으로 추진해왔던 근대화가 최근 그 한계와 위기를 분명하게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것은 다름 아닌 환경의 위기 문제이다. 이 환경의 위기는 서양의 근대가 자본주의 경제의 지칠 줄 모르는 탐욕을 충족시키기 위해 이전의 어느 문명, 어느 시대도 가져보지 못한 강력한 수단으로 발달시킨 자연과학적 지식과 기술을 가지고 자연을 가차 없이 이용하고 착취한 개발의 결과인 것이다.
2. ‘몸(육체)’으로서의 인간
우리는 인간을 흔히 자연의 일부라고 말한다. 그 이유는 우선 우리가 다른 생물들과 마찬가지로 우리 스스로의 의지와 기술에 의해 창조해낸 것이 아닌 여전히 자연에 의해서 주어질 수밖에 없는 생명과 육체, 몸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그러나 자연인으로서의 인간을 이야기할 때, 단지 육체를 갖는다는 사실만을 이야기할 것이 아니라 우리의 감정과 정서, 환상과 상상력을 인간이 갖고 있다는 사실을 함께 염두에 두어야 할 것 같다.
그렇다면 문명과 자연으로서의 인간, 즉 인간의 육체는 도대체 어떠한 관계에 있을까?
우리의 육체와 몸은 순수한 자연이 아니고 한편으로는 문명의 산물이기도 한 것이다. 몸에 해당하는 서양 언어는 corps는 라틴어의 corpus에서 온 것이다. 이 말은 ‘창조한다’라는 의미의 ‘creo’라는 말과 관계가 있다. 이 말은 인도 유럽 어족의 역사를 더듬으면 ‘만든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이처럼 육체가 ‘만든다, 창조한다’라는 말과 관계되어 있다는 것은 한번 생각해볼 일이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마치 세계를 창조한 하느님이 우리에게 육체를 만들어준 것과 마찬가지고 우리들도 우리 자신의 육체를 스스로 만들어간다는 뜻을 의미하고 있다.
3. 인간의 부활과 화해
그럼, 근대화는 자연으로서의 인간의 감정과 육체에 어떤 위기를 가져왔을까?
최초 루이 14세의 궁정에서 나타난 발레와 거의 동시에 출현한 군대의 제식훈련을 통해 인간의 육체를 통제하려는 형식이 나타났다. 귀족과 왕들은 발레로 정해진 동작들을 습득했고 천민의 아들들은 제식훈련을 통해 인간의 육체를 기계화시킨 것이다. 이것은 근대화의 노동력을 극대화시키는 발판이었음을 알 수 있다. 인간의 모든 동작의 기하학화는 분업과 협동을 요구하는 생산현장에서의 효율적 노동을 위해 표준화된 것이다. 이러한 노동적 관점에서 인간의 육체는 군대, 학교, 교도소와 같은 교육기관이나 공장에서 큰 위력을 발휘하게 된다.
이제 자연으로서의 인간의 육체는 더 이상 근대화의 과정이 강요해 온 문명의 논리를 아무 거리낌 없이 수용할 수만은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 이런 것들을 확인할 수 있는 현상들을 우리는 도처에서 목격할 수 있다. 가령 40대의 돌연사라든지 신경성, 과민성, 스트레스성이라 불리는 이상 현상들, 또한 각종 다이어트와 성형수술까지. 우리 인간들은 근대화에 강요되어 온 육체와의 전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더없이 가혹하게 자신을 억압하고 훼손시켜 가고 있는 인간이 자신의 내적 자연과도 화해하지 못한 채 외적 자연과 화해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되지 않는다. 인간의 탐욕을 누르지 못하고서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자연과의 화해란 없을 것이다. 인간의 부활 없이 자연의 부활은 처음부터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강좌의 자세한 내용은 www.humanarch.org/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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