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별을 대하는 자세 |
|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못하는 두 가지는 정리와 이별하기이다.
물건이든 사람이든 정이 든 대상과는 헤어지기가 정말로 힘이 드는 타입이다. 결혼도 결국 헤어지지 못해서 하게 되었고, 돌이켜보면 모질게 정리를 못해서 본의 아니게 양다리를 걸치게 되는 경우도 한두 번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내가 먼저 헤어지자고 말했었던 적은 한번도 없었던 것 같다.
피치 못할 사정 때문에, 혹은 남자쪽의 상황이 나빠지면서 그쪽에서 먼저 이별을 결심하고 통보를 해왔었던 기억이 난다.
이번에 탤런트 이서진. 김정은 커플이 깨졌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일방적으로 이별을 통보받은 김정은씨 가슴이 얼마나 아플까라는 생각을 새삼스레 해보게 되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애인이 진행하는 프로에 나와 노래도 불러주고 애인을 위해 스태프들에게 맛있는 음식도 돌린 남자였는데 하루 아침에 이별을 통보하고 휴대폰 전원을 꺼놓고는 잠적해 버렸으니 당하는 여자의 심정은 과연 어떨까? 모르긴 몰라도 정말이지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심정일 게다.
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공식 연예인 커플이었기 때문에 깨지고 나서는 더욱 더 힘들 것 같다. 공개적으로 사귀었던 만큼 결별에 대해서 말도 많고 탈도 많고 만나는 사람마다 걱정이랍시고 위로를 해주는데 그것이 오히려 두 사람에게 상처를 배가시킬 수도 있으니 그래서 공인이라는 입장이 어려운가 보다.
관계가 깨지고 난 후에도 많은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며 어느쪽이 더 잘못했다는 둥, 가는 곳마다 주목을 받으니 말이다.
솔직히 말해 나도 두 사람이 결혼까지 갈 줄 알았다. 그만큼 닭살커플로 주위의 부러움을 샀었는데 문득 남녀관계가 참으로 무상하다는 생각이 든다.
죽고 못 살았던 사이가 어느 날 갑자기 예기치 않는 청천벽력 같은 한쪽의 이별 통보로 한순간에 완전 남이 되어버리고 만다.
김정은씨는 자신이 진행하는 토크프로에서 슬픈데 슬프지 않은 척 하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가를 깨닫고 있다며 눈물지었다.
온라인에는 그녀를 응원하는 글들이 쏟아지고 있는데 내 생각에는 현명한 그녀가 잘 극복해낼 것 같다.
나 역시 살아오면서 몇 번의 가슴 아픈 이별을 경험한 적이 있는데 돌이켜 보면 역시 시간만한 약이 없는 것 같다.
그 사람이 없으면 당장 죽을 것 같았지만 6개월이 지나고 1년이 지나가면 상처가 난 자리에 희미하게 새 살이 돋아 오르는 것을 느낀다. 결국 나를 찬 사람을 향한 가장 큰 복수는 그 사람을 사소한 이름으로 불러주는 것이다. 또한 유행가 가사처럼 아픈 만큼 성숙했으니 그리 밑지는 장사도 아니다. 사람은 잃었지만 대신 내 자신이 컸으니까. 사랑은 가도 추억은 남는다. 설혹 그것이 안 좋은 추억이라 할지라도 시간이 흐르면 그래도 아무 것도 안 일어났었던 것보다는 나에게도 한 때 온 마음을 바쳐 올인했던 상대가 있었다는 사실에 부자가 된 느낌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아름다운 이별은 없다고 하지만 그러나 우리는 이별에게서도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
이별에 아파하는 분들, 이 또한 지나가리라. 라고 생각하며 잘 견뎌내주기를 바란다.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