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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년을 돌아보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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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해도 여느 해와 다름없이 많은 일을 남기고 저물고 있다. 소수의 사람들을 제외하면 불경기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리고 있어서 그 어느 해 보다 더 우울한 연말이다.
올 초엔 10년 만의 정권교체가 있었다. 사실 이런 저런 논란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나라를 경영하는 실무능력은 전 정권보다 나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정권교체였지만 강부자, 고소영 등 온갖 유행어를 만들어 내며 국민들을 실망시키는 데 오랜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봄이 되자 서울 시내 거리가 촟불로 뒤덮혔다. 여러 가지 해석과 의미부여가 가능한 촛불 집회는 아직도 완전히 정리가 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영롱한 아이의 눈빛으로 시작된 촛불은 결국은 반정부 세력의 투쟁의 장이 되었다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그 결과 곤경에 빠진 이명박 정권에 큰 힘이 되었다. 정권을 다시 찾을 생각이 없는 것처럼 투쟁하니 한나라당이 아무리 잘못을 해도 지지율이 항상 절반이었다.
촛불의 여운이 가시자 인적 청산 문제가 떠올랐다. 정권이 바뀌었으니 논공행상이 필요했을 것이다. 전 정권 하에서도 민주투사가 마사회장이 되어서 사람들을 어리둥절하게 했었으니 새삼스러울 것은 없지만 그래도 서로 합의된 모양새는 있어야 할 것 같다. 미국처럼 대통령이 바뀌면 바뀌는 자리를 서로 협정을 통해서 정하면 어떨까?
가을이 되자 국제 유가가 엄청나게 올랐고 곧이어 IMF를 연상케 하는 금융위기가 이름도 낯선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에서부터 시작되었다. 환율이 급격히 오르고, 주가는 떨어졌다. 마르크스의 저작에 나온 미네르바의 부엉이에 유래된 듯한 미네르바라는 이름이 경제의 대통령으로 추앙되는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다행히 요즘에는 그의 예언이 잘 안 맞고 있긴 하지만 정부관료들은 부끄러워 할 일이었다. 무능해서인지, 알면서도 국민들을 속였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방대한 조직과 정보를 가지고 한 개인의 분석력을 따르지 못한 것은 다시는 반복되어서는 안될 일이었다.
그 모든 과정에서 힘없는 국민들은 어려움을 맨 몸으로 받아내야 했다. 평생 모은 돈을 은행 직원의 강권에 못 이겨 펀드에 투자했던 한분이 생각난다. 있는 사람들에게는 손실정도겠지만, 그 분에게는 삶의 뿌리가 흔들리는 사건이었을 것이다. 새해에는 정부나 야당이나 가장 취약한 사람들을 잘 보듬겠다는 마음을 가졌으면 한다. 어느 방송인 말대로 지겨운 이념 투쟁은 그만두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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