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능률과 공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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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뉴스를 보니 저작권 문제가 걸려 있는 인터넷 영화 다운로드를 합법화하는 문제를 논의한다고 한다. 사실 비디오가게 가서 빌려보는 것보다는 다운 받아서 영화를 보는 것이 훨씬 더 편하기 때문에 돈을 내더라도 그런 제도가 있었으면 하는 심정인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그 때문에 전국의 그 많던 비디오 가게들이 다 문을 닫았다. 음원 파일을 다운받아 들으니 동네 음반가게들이 거의 멸종했다. 음악 시디 자체가 팔리지 않으니 시디 제조관련 업종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다 일손을 놓았을 것이다. 싸고 좋은 물건이 많은 대형할인점이 나오자 동네 구멍가게가 없어져 간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더 편하고 좋으니 누가 뭐랄수도 없다.
그런데 그렇게 해서 일자리가 줄어들면 일부의 좋은 일자리를 제외하곤 전부 힘들거나 언제 잘릴지 모르는 불안정한 자리만 남게 된다. 반면 온라인에서 음악을 파는 대형포탈은 서버 관리자 몇 명만 고용하면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인터넷을 통해서 모든 것이 이뤄지는 세상에서 대형 포탈이 새로운 권력으로 떠올랐다. 그런데 그 포탈 조차도 하나의 독점적 지위를 누리는 포탈이 60% 이상 점유율을 자랑하고 있다. 그동안 메일 주소로 쓰던 한 포탈이 2월 말로 문을 닫는다고 한다. 그렇다고 독점율이 높아진 다른 포탈에서 그만 둔 사람들을 다 쓰진 않을 것이다. 또 그만큼 많은 사람을 쓸 필요도 없다. 이것이 효율적인 인터넷의 독점적 포탈이 갖는 효율성이다.
구시대의 있던 자리가 없어지면 새로운 세상에서 새로운 자리는 금방 나타나지 않는다. 시간차가 존재한다. 그리고 그 새로운 자리는 주로 나이가 훨씬 더 어린 사람들에게 돌아간다. 40대가 넘으면 일부의 영웅적인 노력이 뒷받침되거나 앞날을 내다보는 혜안을 가진 사람이 아니면 대체로 주변부로 밀려나게 마련이다. 그런데 그 사람들의 수명은 점점 늘어나서 정규적인 일자리를 놓고 나서 그동안 살아온 시간보다 조금만 짧은 시간을 산다. 구매력은 점점 떨어져 살기가 어려워 진다.
이런 게 책상물림의 학자들이 내다보는 세상이 아니다. 작년부터 이미 필자의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보여주고 있다. 일주일치 약을 처방받으면 필요할 때마다 아껴 먹어서 열흘 후에온다. 만약 한달치 약이면 3,4개월이 지난 후에 온다. (길면 종이 버전에선 빼주세요; 예전에 시댁식구들과 외식 나가서 잘난 동서 칭찬하는 거 보고 속상한 며느리가 오지만, 이젠 외식도 않는지 다들 돈 못 갚고, 돈 떼었다는 얘기가 많다. 아니면 대학 졸업한 아들이 몇 년째 취업이 안 되어 속상하거나. )
이런 현실에서 단지 잘 사는 사람에게 조금 더 세금을 걷는 식으로만 해결하려는 것은 언 발에 오줌 누기가 아닐까 싶다. 새로운 시대에 맞는 궁극적인 해결책이 필요해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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