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자유주의가 세계 금융위기를 불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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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베어스턴스, 페니메, 프레디맥, 리먼브라더스, 메릴린치, AIG 등과 같은 대형 금융기관들이 무너지고, 그 여파로 세계 주요 국가들의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등 금융위기가 끝을 모를 정도로 확산되어가자, 신자유주의를 반대하는 경제전문가들이 기세를 한껏 올리고 있다. 파생금융상품을 방치하여 금융위기가 지금처럼 확산되었으므로, 신자유주의를 포기하고 정부의 규제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미국이 금융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무려 7천억 달러의 공적자금을 투입한 것은 신자유주의가 드디어 막을 내렸다는 의미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이게 과연 옳은 판단일까? 틀렸다.
우선, 미국의 금융위기가 신자유주의 때문에 발생했고 더 확산되었다는 것은 명백한 논리적 오류이다. 국가개입주의가 기승을 부리던 때에도 금융위기가 종종 발생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1970년대 중반과 1980년대 초의 금융위기는 현재의 금융위기에 못지않게 심각했는데, 당시에는 케인즈 경제학의 영향으로 국가개입주의가 기세를 올리던 때였다. 또한 파생금융상품이 지금처럼 발달하지 못했던 1990년대 초에도 주택대부조합이 거의 모두 도산하고 대형금융기관들까지 도산위기에 몰리는 등 금융위기가 심각했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신자유주의와는 거리가 먼 정책노선을 추구한 나라에서도 금융위기는 발생했다. 예를 들어, 뉴질랜드는 1989년부터 1992년까지 심각한 금융위기를 겪었고, 호주도 뒤를 이어 1991년에 금융위기를 겪었다. 당시 뉴질랜드나 호주는 신자유주의와는 거리가 먼 노선을 견지했다. 오히려, 금융위기가 터진 뒤에 그에 따른 경제난을 해결하기 위해서 적극적인 신자유주의 정책을 펼쳤고 그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실제로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을 재빨리 시행한 호주는 경제난을 불과 1년 만에 벗어날 수 있었다. 그렇지만 뉴질랜드는 호주가 성공한 신자유주의적 해법을 외면하다가 무려 4년 동안 마이너스 성장을 해야 했다. 결국 뉴질랜드는 뒤늦게 감옥까지 민영화하고 공무원을 1/4로 줄이는 등 처절한 신자유주의 정책을 펼침으로써 금융위기에 따른 경제난을 벗어날 수 있었다. 그밖에 핀란드에서는 1990년, 스웨덴에서는 1991년에 금융위기가 터졌고, 이에 따른 심각한 경제난을 1993년까지 겪었다. 당시 이 나라들은 신자유주의 경제정책과는 거리가 먼 경제정책을 펼쳤는데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더욱이, 두 나라 모두 노동유연성을 높이는 등 신자유주의 정책을 도입함으로써 금융위기를 벗어날 수 있었다. 지금도 핀란드나 스웨덴에서는 정리해고는 물론이고 자유해고까지 가능하다. 위와 같은 사실들은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이 금융위기을 일으켰다고 단정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짓인가를 증명한다.
현재 진행 중인 미국 발 금융위기는 경기순환 과정에서 나타나는 병리적 현상일 따름이다. 역사적으로도 이런 일은 종종 벌어지곤 했다. 경제학이 가르치듯이, 14~20년을 주기로 발생한다는 쿠즈네츠순환(Kuznets cycle) 혹은 부동산경기 순환의 일종인 셈이다. 신자유주의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자유주의를 금융위기의 원흉으로 몰아서 배척한다면,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 당연히 경제적 쇠락이 뒤를 이을 것이 빤하다. 현실적으로 북한, 미얀마, 쿠바 등과 같이 개방화, 민영화, 규제완화 등을 최근까지 배척한 나라는 모두 심각한 경제난을 겪었다. 반면에 같은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은 적극적인 개혁개방 정책을 펼친 뒤 장기간 경제호황을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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