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황을 판단하는 두가지 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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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여자로 태어난 것이 아니라 여자로 길러졌다’는 말이 유행했다. 남자와 여자가 성별에 따른 차이가 있는 것이 아니라 가부장제적인 문화적 영향 때문에 남자와 여자가 다르게 생각한다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요즘 뇌과학이 발달하면서 남자와 여자는 뇌구조와 기능이 다르고 그 때문에 달리 생각한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위의 생각은 역사의 박물관 속으로 들어갈지 모르겠다. 물론 여자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차별을 받는 것은 당연히 옳지 않고 성이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을 받는다면 안 될 것이다.
남녀 차이는 여러 가지로 나타날 수 있겠지만, 판단하는 기준에서도 다르다는 주장이 있다. 여자들은 상황이 바뀌어도 자기 생각을 바꾸지 않고 원래의 원칙에 따라서 생각하고 판단한다. 이를 상황독립적 판단이라고 한다. 반대로 남자는 상황이 바뀌면 다른 판단을 한다. 주변 환경 변화에 따라서 원칙을 융통성있게 활용해서 판단하고 행동한다. 이를 상황의존적 판단이라고 한다.
면담을 하다보면 대개 상황 변화에 따른 판단의 변화를 하지 못해서 손해 보는 사람들을 많이 보기 때문에 상황의존적 판단에 더 끌린다. 아들이 다 컸는데도 아직도 품안의 자녀로만 보다가 큰 일을 겪는다든가, 착한 사람이 어린 시절 맺었던 순수한 관계만 생각하고 돈을 빌려주고 나서 금전적으로 손해를 보는 일은 흔하다. 사랑에 대해서도 상대에 따라 달리 생각해야 하는데 ‘사랑이란 이런 거야’라고 자기 머리 속에서 그려 놓은 게 있으면 자기 상황이나 상대방을 고려하지 않고 머리 속의 그림대로만 하려하다가 손해를 보기도 한다. 이런 분들에게 도움을 주는 길은 상황 판단에 따라서 사랑도 새로 정의하고, 성공의 의미도 새로 정의하고, 인생의 목표도 다시 작성하게 하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대개는 선하게만 세상을 보는, 약간은 비현실적인 판단을 바로 잡아서 실수를 줄이는 것이다.
좋기는 하지만 허전할 때가 있다. 이혼을 바라는 분이 오면, 그 분의 입장에서 생각해서 판단한다. 그러면 “가정이 소중하다”는 원칙을 가볍게 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에 빠질 도 있다. 물론 그 가정을 유지하기 위해서 그분이 부당하고 일방적인 희생을 치러야 하는 상황이라서 그런 원칙을 지키지는 않겠지만.
사회적으로 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갈등은 있을 수 밖에 없다. 상황에 맞게 판단을 잘 해서 적응하고 살아남는게 좋다. 그 갈등에서 지는 사람이 정해져 있다면, 그 갈등이란게 지는 사람이 모든 것을 다 잃는 거라면 어떤 판단을 해야 할 지 쉽지 않을 것이다. 요즘 마음이 많이 복잡하실 대통령도 이런 점을 염두에 두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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