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 김수환 추기경을 추모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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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 추기경의 선종이후, 이념. 계층 종교를 추월한 국민들의 추모 행렬이 이어졌다. 그야말로 <김후기경 신드롬>이라고 불리워지고 있는데 살아생전에 낮은 곳으로 임했고 사랑과 희생을 몸소 실천했으며 성직자의 길이 무엇인가 온생애로 보여준 그 분에 대한 뒤늦은 사랑과 존경일게다.
명동성당에 꼬리에 꼬리를 문 조문행렬에는 택시기사, 구멍가게 주인, 회사원, 학생, 무직자 들 다양한 계층이 있었는데 다섯 시간이상 기다리면서도 짜증과 조바심이 내지 않을 수 있는 이유가 과연 무엇일까?
주변에 보면 입으로만 교리를 외치는 종교인들이 많은데 그 분은 본인 통장에 남은 금액이 900만원 정도였을 저도로 검소하게 살았지만,어렵거나 박해받는 사람들에게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오는 사랑을 실천했기 때문일 것이다.
내 개인적으로는 특히 독재정권의 서슬이 시퍼런 80년대 명동성당에 학생들이 집결해 있을 당시, 시위대를 향해 “나를 밟고 가라” 라고 했던 그 분의 말씀이 가슴을 두드린다.
언론도 정치인도 학자도 모두 비겁하게 숨죽이고 있을 때 바른 목소리를 낼 수 있었던 용기, 지금 돌이켜봐도 숙연해진다.
아직도 생생히 기억이 나는데, 광주 민주화 운동이 일어났던 그 당시, 내가 초임 아나운서 시절, 광화문 동아일보사 입구에슨 무장한 군인과 탱크가 있었고 광주의 참상에 대해 한 마디라도 입을 놀렸다가는 끌려가는 공포의 시절이었는데, 신문 기사를 보니까 김추기경은 많은 사람이 다쳐서 가슴이 아프다는 편지와 함께 성금을 광주 교구장에게 보냈다고 한다. 그 시절을 돌이켜보면 모두들 비겁하게 침묵하고 있었지만 유일하게 천주교 사제들은 총칼을 두려워 하지 않고 바른 목소리를 냈던 기억이 난다.
그런 점에서 내 개인적으로는 신자가 아니지만 카톨릭 사제들에 대한 경외심이 늘 마음 한구서을 차지하고 있다.
생각해보면 사제의 길이라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일까? 때로는 단란한 가정에 대한 목마름도 있을 테고, 일반인들이 누리는 크고 작은 즐거움을 포기하는대신 고행과 수련의 길을 가야하니 피가 끓는 젊은 사제들이 얼마만큼 인내해야 비로소 김수환 추기경 같이 편안하고 고용한 얼굴을 가지게 될까?
이번 추모행렬을 보면서 새삼 느낀 건 ,정치인이든 학자든 우리 사회에 그마만큼 정신적으로 존경할 수 있는 인물이 적기 때문에 바르고 맑게 살다간 추기경에 대해 상대적으로 더 큰 존경과 사랑을 품게 되는 게 아닌 가 싶다.
어렵고 불쌍한 철거민들 소외계층인 도시 빈밍층들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가는 장애우들, 독재정권의 총칼에 맞섰던 젊은이들을 내 가족처럼 내 이웃처럼 보듬으셨던 기수환 추기경의 명복을 다시 한번 빌면서 평화롭고 좋은 곳에서 영면하시기를 기원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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