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왕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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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학년이 되고 새 학기가 되면 각오를 다지는 면에서는 좋지만 적응을 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다. 아이를 가진 부모 마음이 다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저 몸 성히 열심히 해서 공부도 잘 하고 좋은 친구 많이 사귀라고. 그런데 공부는 그렇다 쳐도 금이야 옥이야 했던 자녀가 다른 애들에게 맞고 들어오거나 따돌림을 당하면 너무 속상할 것 같다. 부모가 학교에 찾아가서 항의를 한다고 문제가 다 해결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마음은 굴뚝같지만 손을 쓰지도 못할 때가 많다. 왕따가 되는 과정을 간략히 살펴보면 꼭 문제가 있는 아이들이 왕따가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요즘은 아이들이 많이 줄어서 한반이 30명 정도이다. 그런데 남녀 공학을 하게 되면 그 절반이 동성이다. 이성교제하는 아이들도 많지만 반에서는 이성 간에 별로 접촉이 없다. 그러면 한 15명 되는 아이들이 몇 명 정도씩 그룹지어 다니게 된다. 처음부터 이런 그룹에 끼지 못하면 왕따가 되지만 그런 식으로 왕따가 되는 경우는 소외되는 정도에서 끝나지 강한 갈등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대개 학기 초에 3,4명 정도가 모이는데 지내다보면 성격이 맞지 않아서 틀어질 수도 있다. 그런데 한 그룹에 속했던 아이가 다른 그룹의 아이들과 어울리면 배신을 했다고 찍힌다. 그러면 새로운 그룹이 들어가지 못할 경우 아무도 같이 어울리지 않게 된다. 왕따가 되는 것이다. 아니면 한 그룹에서 갈등이 생겨서 스스로 떨어져 나오거나 내몰리기도 한다. 가장 안 좋은 것은 권력관계에서 약자인 아이들이 한 그룹의 대장노릇을 하는 아이의 눈 밖에 나서 일방적으로 쫒겨 나는 경우이다. 이 경우에는 다른 그룹에서 그 내쫒긴 아이를 받아주기 힘들다.
어른들이 흔히 왕따 하면 모든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약자인 아이들을 상상하겠지만 이런 식으로 한 3,4명하고만 틀어져도 왕따의 위험에 노출될 정도로 같은 반 친구들끼리의 통합이 깨져 있다. 사회통합이 안 되는 어른들 세계와 다를 바 없다.
왕따가 된 아이들을 면담하면서 느낀 것은 아이들 세계가 너무 냉혹하고 가혹해 졌다는 점이다. 싸우면서 친해진다든가, 싸워도 운동 한번 같이 하면 다 풀리는 것은 옛말인 것 같다. 두고 두고 마음에 두고 미워한다. 그 정도도 심해져서, 현재 기성세대들이 자랄 때는 감정이 안 좋은 정도였지만 요즘에는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금품을 갈취하거나, 같은 여자들끼리 성매매를 강요할 정도로 넘어서는 안 될 벽이 허물어졌다.
신문을 보면 온통 입시제도에 대한 얘기 뿐이다. 그러나 정작 마음의 고통을 받고 오랜 기간동안 후유증을 앓는 아이들은 일상화된 학교폭력이나 따돌림의 피해자들이다. 어른으로서나 부모로서 아이들을 잘 지키는 길을 찾는 게 참교육이란 생각이 드는 아침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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