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명적인 유혹, 네거티브 전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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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적인 방법이나 정정당당한 전략으로는 경쟁자를 이길 수 없을 경우, 사람들은 흔히 마타도어나 음해와 같은 네거티브 전략을 동원하려는 유혹을 강하게 느낀다. 그러나 이것은 비열한 짓일 뿐만 아니라, 경쟁자는 물론이고 자신에게도 큰 피해를 입히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 경쟁이 제3자에게 영향을 끼칠 경우에는 그 제3자는 더 큰 피해를 입어야 한다. 우리 경제에서도 이런 일이 몇 년 전에 벌어진 바 있었고, 최근에 또 그런 일이 벌어졌다.
민주당이 집권하던 시절, IMF 경제위기를 쉽사리 극복하지 못하리라고 믿었던 한나라당을 포함한 일부 정치집단은 당시 ‘국민의 정부’가 단기간에 그것을 성공적으로 극복하자, 정치적 입지가 사라질 것을 우려하여 크게 당황했다. 결국 그 경제업적을 폄하하기 위해 네거티브 전략을 총동원했다. 터무니없는 각종 경제위기설을 제기하여 심각한 공포분위기를 조성함으로써 ‘국민의 정부’가 국정을 총체적인 실패로 이끈 것처럼 선전·선동했던 것이다. 국가부채, 국부유출, 공짜자금(공적자금), 빈부격차, 수출 위기, 건설 공황, 기계산업 몰락, 경제파국 등 온갖 ‘거짓’ 아젠다는 이렇게 나타났다. 자세한 내용은 2008년 10월 27일 이곳에 올린 ‘ 2000년과 2008년 그리고 향후 전망’을 참고하면 좋을 것이다.
그 결과 한나라당은 정치적 성공을 거뒀으나, 국민적 피해는 너무나 컸다. 경기는 급강하했고, 국부가 심각하게 유출되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이 네거티브 전략은 한나라당이 집권한 뒤에 더 비극적인 결과를 빚었다. 국민의 정부 시절에 성공했던 경제정책을 실패한 것으로 몰아갔으니, 한나라당이 선택할 정책은 실패할 정책뿐이었다. 이 세상에서 성공의 길은 유일하거나 매우 좁은 것이 일반적이어서 한나라당 정권은 처절하게 실패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결국 집권 첫해인 2008년 4/4분기의 전기비 성장률(연률)은 무려 -21%를 기록했을 정도로 경기가 급강하하고 말았다. 이것 역시 최근에 여러 차례 언급했으므로, 더 이상 상론하지는 않는다.
다만, 한나라당과 경쟁하고 있는 정치집단의 최근 행태는 비난받아 마땅하다는 점을 강조하여 밝히지 않을 수 없다. 민주세력이자 진보세력을 자처하는 사람들이 ‘더러운’ 네거티브 전략을 선택한 것이다. 예를 들어, 지난해 ‘9월 위기설’이나 올해 ‘3월 위기설’ 등은 외국계 금융기관들이 우리 외환시장에서 작전을 벌여 떼돈을 벌겠다는 목적으로 조작해낸 것이지만, 민주세력 혹은 진보세력을 자처하는 사람들이 이 위기설을 퍼뜨리는 데에 열광적으로 앞장섰다. 이런 사실은 [다음]의 ‘아고라’에 실려 있는 글들을 살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그럼 그 결과는 어떻게 나타났을까?
사람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들으려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위와 같은 위기설을 믿고 외환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사람들은 대부분 민주세력 혹은 진보세력을 지지하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내 주변에서 외환시장에 참여했던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럼 그 사람들은 어떤 결과를 빚었을까? 지난해 말은 물론이고, 최근에도 엄청난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것으로만 그치지 않았다. 외환위기설은 신용경색을 불렀고, 이에 따라 경기가 급강하했다. 그 바람에 국민적 피해는 더 컸고, 민초들의 피해는 더욱 더 컸다. 영세 기업은 도산 위기에 처했고, 자영업자들은 문을 닫아야 할 처지이며, 못사는 사람들은 가장 먼지 일터를 잃어야 했다.
최용식(21세기경제학연구소 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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