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절한 마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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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호 연세의원 원장
요즘에 유행하는 말을 보면 우리사회가 전문가를 지향하고 있다는 걸 느낀다. 달인, 매니아, 마에스트로 같은 말이 그 예인데 모두가 쉽게 되는 것은 아니다. 오랜 시간 노력을 해야 하고 많은 어려움이 있다. 이 어려움은 피하고 싶은 잔이겠지만 달인 또는 마에스트로가 되기 위해서는 거쳐야할 필수적인 과정이다. 잘 못해서 어려움을 겪는 게 아니라 달인이 되는 과정 자체가 이런 어려움을 경험하고 잘 처리하는 것과 다른 말이 아니다. 달인은 아무나 되는 것이 아니라 재주가 어느 정도 있는 사람들 중에서도 특별한 일부의 사람들이 잠재적인 달인의 후보가 되며 자신의 재주의 한계를 뛰어 넘은 사람들이다. 한계를 뛰어 넘는 일은 평범한 노력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좌절과 현재의 자기를 부인하고 끊어내야 한다. 도자기를 굽는 달인이 수백, 수천개의 도자기를 깨고 나서야 하나의 명품을 얻듯, 자기의 분신이라 할 수 있는 것들은 죽이고 깨뜨리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 어려움은 겪어본 사람만이 알며 달인은 궁극에 이른 재능이나 실력보다는 한계에 대한 도전, 그로 인한 좌절, 그 좌절의 극복 때문에 아름답고 품위가 있다. 조금 극단적으로 얘기하면 솜씨란 건 하다보면 저절로 터득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어떤 경지에 이른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다들 비슷한 얘기를 한다. 자기 확신과 간절한 소망을 있었다고 한다. 자기 확신은 현재의 모습과는 다른 나중에 커진 모습을 상상하는 것이다. 역사발전이든, 개인의 성장이든 어떤 시기에는 완만한 곡선을 그리다가 어떤 시점에 획기적인 비약을 한다. 그 비약은 현재를 뛰어넘는 것이며 현재에 매어서는 만날 수 없다. 긍정적인 자기 모습을 그리고, 지금의 자기보다 더 나은 사람을 그려야만 된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출발점은 간절한 마음이다. 확실히 보장되지 않는 미래, 치러야할 많은 희생, 소처럼 묵묵히 걸어야할 먼 길. 누구라도 처음부터 감당할 수는 없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 금전적 손해를 보거나 다른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 이 길이 과연 내 길일까?하고 고민하기 시작하면 집중력을 잃고 슬럼프에 빠지고 방황하게 된다. 능력이 모자라서 못 배우거나 일을 못하는 사람보다는 권태에 빠져 자기 잠재력을 소모하며 사는 사람들이 더 많다. 잘 못해도, 욕 먹어도 포기하지 말아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꼭 하고 싶고 되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있어야 한다.
이 간절한 마음은 어디서 올까? 여러 가지 원천이 있겠지만 가장 흔하고 중요한 것 중의 하나가 모범이 되는 선례를 보고 닮으려는 마음이다. 다른 말로 동일시다. 동일시야 말로 가장 원초적이고 강력한 발전을 향하는 자극이다. 더 나은 삶을 살고 싶은가? 그렇다면 먼저 닮고 싶은 사람 찾으라. 그리고 그 사람처럼 되기 위해 간절히 빌어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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