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꽃이 주는 교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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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법정스님이 길상사에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고 한다.
‘매화는 반쯤 피었을 때, 벚꽃은 활짝 피었을 때, 복사꽃은 멀리서 봤을 때, 배꽃은 가까이서 봤을 때가 가장 아름답다’고.
봄꽃이 줄줄이 피고 진다. 꽃이 지면 무척 슬프다. 헤롱헤롱 꽃잎을 날리면서 지는 낙화를 보면 감상에 빠지게 된다.
그러나 꽃이 진 자리에 잎사귀가 돋아나는 거 보면 다시 새로운 환희가 솟구친다. 연초록 잎을 보면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이 바로 신록이라는 것을 깨달으며...
꽃이 진 자리에 잎사귀가 돋아나오는 것, 그것에도 조물주의 메시지가 들어 있다는 뜻이 아닐까.
인생은 꿈이다. 돼지와 개가 함께 등장하는 꿈. 실제로 강아지와 아기 돼지가 어울려 노는 꿈을 꾸다 일어난 후배가 나에게 그건 개꿈인지 돼지꿈인지 물어본 적이 있다. 당연히 그건 돼지꿈이라고 해몽해 주었다.
장미나무를 보아도 장미꽃보다 가시를 먼저 보는 사람이 있고, 가시가 잔뜩 달린 나무에 어쩜 이런 탐스런 장미가 피어 있는지 감탄하는 사람이 있다. 장미가 친 것에 대해서 행복해 하는 사람은 그날 전화를 받아도 밝게 반응한다. 그 밝음은 전파된다.
반대로 ‘왜 하필 이런 가시가 달려서 맘껏 꺾지도 못하게 하는지 짜증 지대로다’라고 불쾌해 하는 사람은 괜히 다른 데서도 짜증나게 반응하여 그 감정이 전파된다.
세상은 어차피 이것이냐 저것이냐 둘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
다음은 최근에 읽은 옛이야기다.
조선조 이성계가 아직 왕위에 오르기 전에 아주 이상한 꿈을 꾸었다고 한다.
“꽃이 떨어진 후에 거울이 깨지는 소리가 들리는 꿈을 꾸었습니다. 이게 무슨 꿈일까요? 불길해서요”
무학대사에게 물어봤더니 무학대사가 즉석에서 이렇게 해몽해주었다.
“호, 그거, 길몽입니다. 꽃이 떨어지면 열매를 맺기 마련이고, 거울이 깨지면 소리가 나기 마련이니, 이보다 좋은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 해몽에 이성계는 불안감을 떨쳐버리고 힘을 낼 수 있었다고 한다. 낙관적으로 생각해야 일이 잘되고 힘을 낼 수 있다는 얘기다.
앞으로 몇 달간 초록색이 우리들의 시력을 보호하고 건강하게 해줄 것이다. 신록을 보아도 괜히 소외돼서 힘들어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바뀌어가는 계절에 고마워하고 설레는 사람이 있다. 우리들 시력이 향상되고 우리들의 눈동자가 좋아하는 초록. 오늘도 그 초록의 매력에 흠뻑 빠져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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