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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 얻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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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의사 노릇을 하면서도 사람을 얻기가 쉽지 않다는 걸 종종 느낀다. 아는 사람이나 심지어 자녀들이나 배우자하고도 저절로 사이가 좋은 거라기 보다는 애를 써야 사이가 좋아지는 것 같다. 그것도 애쓴 것보다 더 좋아지기 보다는 애쓴 만큼이거나 조금 더 못 미칠 정도로말이다.
사람을 얻기 위해서 우리가 흔히 쓰는 방법들이야 많겠지만 이거면 된다고 자신할 수 없는 게 많다. 만약 자신할 수 있다면 정말 좋은 사람들과 가까이 지내고 있다고 생각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절이라도 한번 해야 한다. 배신자는 항상 가장 가까운 곳에서 나오기 마련이고, 백번 중에서 아흔아홉번을 잘해주어도 한번을 못해주면 그것만 마음에 남는 것이 사람들 사이에 보통 있는 일, 즉 인지상정이다.
정신과의사의 인생의 스승은 역시 환자분들인데, 그분들을 통해서 배운 것 중 가장 중요한 것이 갈등을 잘 처리하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항상 활달하게 지내고, 아는 사람도 많은 것같다. 게다가 주변 사람들에게 친절하게 잘 대해준다. 그런데 나중에 보면 아쉬울 때 가까이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피상적인 대인관계를 맺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이유가 되겠지만, 때에 따라서는 깊이 있는 관계를 맺지 않아서가 아니라 깊은 관계로 들어가는 관문을 넘지 못해서 어쩔 수 없이 피상적인 관계를 맺는다. 사람이 가까워지려면 “싸우면서 정든다”는 말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가까워지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갈등을 두려워 하지 말고 직면해야 하고, 그 갈등을 잘 처리해야 한다.
갈등을 잘 처리하는 것은 서로 감정이 상하지 말고, 관계나 두 사람의 현실적인 상황아 많이 그르치지 말아야 가능하다. 피해의식이 있거나, 남에게 기대치가 높아서 서운한 감정을 쉽게 느낀다면 그 사람의 감정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서 나빠질 가능성이 많다. 그렇다면 그 감정이 그대로 표현되어서 상대와 싸워도 문제가 되고, 그걸 참느라 애를 써야 해도 문제가 된다. 이렇듯 남과 잘 지내고 사람을 얻으려면 자기 자신을 먼저 다스려야 한다. 눈에 잘 띄지 않는 중요한 점이 있다. 주로 착한 사람들이 자주 저지르는 실수가 있다. 착한 사람들은 자기가 나쁜 마음이 없으니까, 나쁜 의도만 없다면 자기의 말이나 행동이 상대방에게 어떻게 다가가는지 그리고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별로 생각하지 않는다. 도움이 되라고 하는 지적이 그 사람이 치명적인 약점이 되는 건 너무 자주 보는 사례이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 말이나 행동의 의도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현실에서 나타나는 모습이다. 심각한 정신분열병 환자분들이 이상한 행동을 해도 면담을 해보면 다 나름대로 의미가 있고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명분이 있다. 그리고 관계는 옳고 그름이 아니라, 말 그대로 상호관계이다. 내가 옳다고 사람이 모이는 것이 아니라 맞춰주고 조화를 이뤄야 한다. 마지막으로, 오심이 경기의 일부인 것처럼 오해나 갈등은 관계의 필수요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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