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 전 대통령을 보내며 .. |
|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살아 생전 소탈한 모습의 사진과 동영상이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다섯 살 된 손녀와 자전거를 타고 시골마을 구멍가게를 찾는 모습, 비행기에서 귀가 먹먹해지자 짓는 익살스러운 표정, 등상화를 벗고보니 나오는 발가락 양말 등, 여타 다른 대통령들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그 소탈함과 인간적인 면이 우리들을 울리고 있다.
스스로 대통형의 권위를 포기하고 깨지고 힘들 줄 알고 있지만 항상 비주류의식이 강했던 서민 대통령, 바보 노무현이라는 별명을 가장 좋아했다는 인간적인 통치자. 지역타파를 가장 중요한 정치목표로 삼았지만 결국 이루지 못하고 허망해하던 그가 결국 이 세상을 등지고 말았다. 개인적인 일 때문에 휴가를 일찍 받아 미국 여행길에 있었는데, LA바닷가 한인이 운영하는 횟집에서 받은 문자 한 통은 참으로 충격적이었다.
한국의 친구로부터 날아든 짤막한 문자 구절,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자실인 듯..>
놀라움과 충격으로 한동안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처음엔 장난인가 싶기도 했지만 승부사 기질로 널리 알려진 노 전 대통령을 생각해볼 때 사실이구나 라는 직감이 들었다.
그리고는 살아생전의 공과를 떠나서 불쌍하다는 생각, 보수 언론 또는 국세청이나 검찰 같은 권력기관들과 거리를 두려고 애쓰다 결국은 스러지고 만 자연인 노무현에 대한 연민으로 가슴이 아팠다.
돌이켜보면 부동상 정책 실패, 국토분열, 크고 작은 설화 등등 미숙한 점도 많았지만 그러나 그 분만큼 서민 편에 서려고 노력한 대통령이 과연 있었던지?
참여정부 시절 장관들의 증언에 따르면 회의때도 노 전 대통령이 고개 숙여 인사를 했다는데 그런 겸손함, 소박함, 인간다움이 정치인들 팬클럽으로는 최초가 된, 노사모가 탄생된 비경이었을게다.
물론 자살이 절대로 미화될 수는 없다. 그러나 둘도 아니고 셋도 아니고 이 세상 어느 누구에게나 오로지 하나뿐인 목숨을 스스로 버리기까지 그의 고뇌와 자괴감이 얼마나 컸을까 하는데 생각이 미치면 죽음이 노 전 대통령에게는 포기가 아니라 절박한 또 하나의 결단이지 않았을까 싶다.
참여정부시절, 탈권위의 소박한 대통령을 보는 즐거움은 있었지만 때때로 아 말을 좀 아끼면 좋은 텐데.. 라는 아쉬움을 가졌던 게 비단 나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가 이렇게 허망하고 슬프게 세상을 떠나고 보니 아쉽고 아깝고 비통하다.
서민들과 웃고 소통하며 함께 하던 그 분의 모습을 더 이상 볼 수 없다고 생각하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온다
더군다나 요즘 북한의 핵위협 더 나아가 다시 전쟁상태로 돌아간다는 저들의 위협을 들을 때마다 남북정상회담까지 이끌어냈던 노 전 대통령의 대북 정책이 자꾸만 생각난다
진보로 시작했다가 실용으로 끝난 정치노선, 여러 가지 실책과 혼란이 있었지만 그러나 더할 수 없이 친근하고 인간적이었던 노짱! 하늘 나라에서는 모든 짐을 내려놓고 부디 편히 쉬시기를.. 진심으로 그 분의 명복을 빌고 싶다.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