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도 축구만큼만 했으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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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의사는 하는 일이 다른 사람들의 힘든 얘기를 주로 듣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편이다. 항상 귀 기울이고 집중해서 남의 말을 들어야 하기 때문에 긴장을 끈을 놓치기 힘들다. 그래도 이 일을 계속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마음이 편해지는 것을 볼 때 느끼는 심정 때문이다.
면담이 잘 될 때와 아닐 때를 구분해보면 잘 될 때는 어떤 문제를 들었을 때 그에 대한 분석을 더 철저히 할 때이다. 그런 일이 생긴 배경이 무엇이고, 직접적인 원인은 무엇이고, 그런 일이 이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으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또 그 사람이 그 일을 어떻게 대처했는지, 자주 생긴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해서 잘 파악을 하게 되면 마음의 상처를 생기게 하는 경험들을 정리할 수 있다.(길면 종이버전에서는 빼 주세요) 몇 시간 동안 아무 말 없이 듣고 있다가 그건 무의식 때문에 그렇다든가, 콤플렉스가 있어서 그렇다라는 식으로 얘기하는 건 이미 옛날 얘기이고 요즘에는 다양한 시청각 자료를 이용해서 교육과 치료를 하기도 한다. 이렇듯 매우 추상적인 사람을 마음을 다룰 때도 점차 구름 잡는 식의 얘기는 지양하고 있다.
요즘 사회상을 보면 의아할 때가 많다. 먼저 좌파의 경우이다. 벌써 20년도 더 전에부터 사회과학이 발달하기 시작해서 우리사회의 여러 가지 문제를 냉철하게 분석해 왔던 것 같은데 아직도 너무 단세포적인 얘기들만 난무한다. 주문이 딱 두 가지다. “친일파”, “조중동” 이 두 마디는 어디가나 볼 수 있다. 지금 우리 사회의 문제를 일으킨 요인 중에서 친일이 아직도 그렇게 큰 역할을 하는지 정말 의아스럽다. 우파라고 해서 나을 건 전혀 없다. 천원도 안되는 상품하나 팔기 위해서도 그 많은 조사와 연구를 하는 사람들이 빈부격차가 비정규직 문제에는 그다지 많은 연구비를 들이는 것 같지 않다. 혹시 무슨 연구를 하는 지는 모르겠지만, 결론은 언제나 똑같다. 국민들에게 설득력있는 설명은 전혀 하지 못한다. 그리고 “친북”, “빨갱이” 같은 단순한 주문을 이용하는 것도 많이 닮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살을 두고 벌이는 공방도 비슷하다. 우파쪽 언론에서는 하도 공격을 받으니까 물귀신 작전으로 좌파쪽 언론도 똑같았다고 얘기한다. 그 보다는 자신의 행위에 대해서 과한 것은 사과하고, 또 할 말이 있다면 자기 말을 해야 할 듯 한데 남의 말만 한다. 좌파언론도 똑같다. 비판과 저주라는 묘한 용어를 써가며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 자신이 하면 정당한 비판이고, 상대가 하면 저주인가? 또 사실 노전대통령에게 더 큰 상처가 되었던 건 좌파언론의 비난이 아닐까 싶다. “조중동”의 “저주”야 하루이틀된 것도 아니니까, 그러려니 할 수 있겠지만, 동류의식을 느끼던 좌파 언론의 “객관적인 비판”이 더 힘들지 않았을까? 물론 지금 책임소재를 따지자는 건 아니지만 너무들 한다 싶다.
말없는 다수는 말주변이 없어서 나서서 얘기하진 못해도 다 안다. 정권을 잡고, 자신의 이념이나 이상을 펼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살골을 넣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그 자살의 한 특징은 오버하는 것이다. 지금 이명박 대통령이 잘 했다고 할 사람은 별로 없겠지만 그래도 당장 물러나야 할 정도의 과오를 저질렀다고 볼 수도 없다. 실수도 많이 했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 때와 마찬가지로 확대재생산된 면도 없지 않다. 정말 비판할 것은 비판하더라도 어떤 선은 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동안 서로 자살골 많이들 넣었으니 이젠 멋진 골 넣을 때도 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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