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워야 채울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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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살다보면 인생의 어느 순간에서는 자기에게 의미있고, 존재가치가 있었던 것들이 다음 순간에는 그 반대로 방해물이 될 수 있다. 건달세계에서 살던 사람이라면 욱하고 화를 참지 못하고 폭발시키는 것이 필요하겠지만, 손을 씻고 평범하게 살 때는 반드시 고쳐야할 나쁜 버릇이다. 젊었을 때는 일을 미루다가 몰아치기를 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나이가 들면 체력이 뒷받침이 되지도 않고, 실수를 하지 않은 것 또한 중요하기 때문에 차근차근 빠진 곳이 없도록 일을 처리해야 한다. 조금 더 넓게 보면, 일만 하고 사는 30대 남자들의 경우 40대가 되면 일과 성취를 자신의 모든 것이 될 경우 실패의 가능성이 높아져서 우울증에 빠질 위험성이 높아진다. 그래서 일은 뒷세대에게 조금 밀려도 전체적인 조율을 잘 하고, 다른 곳에서 삶의 의미를 찾아야 마음의 평화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마음 먹은대로 새로운 가치관이나 사고방식을 습득할 수는 없다. 사회적으로 봐도 사회체제가 아직 엉성할 때는 새로운 세력이 금방 자랄 수 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면 저절로 새로운 것이 자리 잡기 힘들다. 먼저 자리를 잡은 것이 기득권 세력이 되어서 자기 자리를 내놓으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의 마음도 마찬가지이다. 땅이 그런 것처럼 사람의 마음도 한정되어 있다. 한가지를 깊이 마음에 두고 살면 다른 것은 소홀해지게 된다. 여러 가지를 한꺼번에 하려하면 무리가 따른다. 일부 뛰어난 사람들의 예외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일반인들은 그렇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삶의 조건을 구성해서 새롭게 살기 위해서는 지금은 필요 없는 이전 것들을 치워야 한다. 무엇을 치워야할 지부터 시작해서 언제 그리고 얼마나 비워야 하는가 하는 식의 기술적인 문제보다 더 우선 배워야 할 것이 비움을 감당하는 마음이다. 우리가 탐닉하는 모든 것은 다 나름대로 쾌감을 주기 때문에 우리 몸이 저절로 찾는다. 그래서 그 행동을 하지 않으면 금단현상이 생긴다. 술이나 담배가 대표적이지만, 즐기던 행동을 하지 않으면 심리적으로도 불안하고 초조해지며, 신체적인 불편감도 같이 온다. 이 금단현상을 잘 참고 이겨내서 조용한 평화를 느낄 수 있어야 새로운 세계를 만날 수 있다. 욕심을 부려 너무 무리하지 않으면 처음에는 힘들지만, 갈수록 그에 적응된다. 경험이 반복될수록 우리 몸과 마음은 살아남기 위해서 금단현상의 자극을 줄여나간다. 이것이 비움의 금단현상을 이기고 평화를 얻는 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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