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관계에서의 절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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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방송 중에 한 청취자가 고민사연을 보내왔다. 친하게 지내던 직장동료 언니인데, 신입직원이 들어오자 자신한테 소홀해진 걸 보고 많이 서운했다는 얘기다.
비단 이 청취자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직장에서 학교에서 가정에서 인간관계로 걱정을 한다. 사람을 좋아하는 나 역시,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애로점을 겪은 적이 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스스로에게, 친구에게, 후배에게 법정스님의 <원두막 편지> 글귀를 전해주곤 한다.
<인간관계에서 권태는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 늘 함께 있으면서
부딪친다고 해서 생기는 것만은 아니다. 창조적인 노력을 기울여 변화를 가져오지 않고, 그저 맨날 비슷비슷하게 되풀이되는 습관적인 일상의 반복에서 삶에 녹이 스는 것이다.
아름다움을 드러내기 위해 가꾸고 다듬는 일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자신의 삶에 녹이 슬지 않도록 늘 깨어 있으면서 안으로 헤아리고 높이는 일에 보다 근본적인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사람은 저마다 따로따로 자기 세계를 가꾸면서도 공유하는 만남이 있어야 한다. 칼릴 지브란의 표현을 빌리자면 '한 가락에 떨면서도 따로따로 떨어져 있는 거문고 줄처럼' 그런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거문고 줄은 서로 떨어져 있기 때문에 울리는 것이지, 함께 붙어 있으면 소리를 낼 수 없다. 공유하는 영역이 너무 넓으면 다시 범속에 떨어진다. 행복은 더 말할 것도 없이 절제에 뿌리를 두고 있다.
생각이나 행동에 있어서 지나친 것은 행복을 침식한다.
사람끼리 만나는 일에도 이런 절제가 있어야 한다.>
참 공감가는 얘기다. '한 가락에 떨면서도 따로따로 떨어져 있는 거문고 줄처럼'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적당한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말씀.
한꺼번에 가까이 다가서려 하기 보단 적당한 절제 속에서 신뢰로 따듯한 마음을 전하라는 말씀. 이 가을 우리들의 눈부신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꼭 새겨둘 말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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