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같은 수의 행복과 불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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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린 10월이 가고 수능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학생, 학부모, 선생님. 이렇게 셋이 고생해서 고삼시절이라고 한다던가? 고삼 수험생들은 요즘 시험압박은 물론 신종플루 때문에 학교에서 공부하는데도 적잖은 지장을 받는 것 같다.
이렇게 수능을 앞둔 사람들 가운데, 고삼 말고, 재수, 삼수, 사수생도 있다. 청취자 사연 중에 재수생을 둔 엄마 얘기가 인상적이었다.
엄마가 새벽기도를 다녀오다 아들 방 문 앞에 섰는데 아들이 펑펑 울고 있어 깜짝 놀랐다고 한다. 그래서 엄마가 왜 그러냐? 했더니, 아들 하는 말이 <난 운도 없고 복도 없고, 해도 해도 안되는 것만 있는 것 같다> 그러더란다.
그 말을 들은 엄마 속은 얼마나 철렁 내려 앉았을까?
젊은시절, 한때 다 그렇게 방황한다 하지만, 좌절감부터 느끼는 아들 때문에 가슴이 저려왔을 것이다.
아들 생각에 긴 하루를 보내던 엄마는 밤사이 아들에게 편지 한통을 썼다.
<장영희 교수라고 알지? 몸은 불편했지만 외국가서 공부도 하고 우리나라 명문대에서 교수도 한 분 말이야. 얼마 전 세상을 떠났지만, 그 분이 남긴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을 읽으면서, 우리 아들에게 꼭 전해주고 싶은 말이 있어 이렇게 적는다
책에서 그러더라. 사람이면 누구나 메고 다니는 운명의 자루가 있다고. 그 운명의 자루 속에는 저마다 각기 똑같은 수의 검은 돌과 흰 돌이 들어 있대. 검은 돌은 불운, 흰 돌은 행운을 상징하는데 우리가 살아가는 일은 이 돌들을 하나씩 꺼내는 과정이라고 하더라.
검은 돌을 몇 개 꺼냈다면 이젠 남보다 더 큰 몫의 행복이 기다린다는 말이지. 그래서 삶은 예기치 않은 불운과 크든 작든 행운의 연속이라고 하더라>
아, 엄마의 편지를 읽으면서 나 또한 깊은 상념에 사로 잡혔다. 우리에겐 똑같은 수의 행운이 주어졌다는 말. 그래서 지금이 힘들다면, 앞으론 좋은 일이 더 남아있는 말.......정말 진리가 아니던가!
나도 이 말 들으니까 힘이 절로 나는 것 같았다. 그러면서 또 한번 외쳤다. 그래! 지금 힘들다면, 그건 앞으로 쨍쨍하고 맑은 날이 더 많다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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