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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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세상에서 비만은 죄악이거나 치명적 결함이다. 아니라고 해도 최소한 젊은 여자들에게는 그런 의미가 충분히 부여될 만한 심각한 문제이다. 그래서 유행처럼 비만클리닉이 도처에 들어섰다. 하지만 여전히 뚱뚱한 사람은 뚱뚱하다. 뚱뚱한 사람들 중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뚱뚱했던 사람들보다는 한동안 살이 빠졌다가 다시 뚱뚱한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다. 비만으로 고민하는 사람들 얘기 들어보면 다들 한 번 씩은 살이 빠져 봤었고 좌절스럽게도 다시 살이 쪘다고 한다. 이런 현상이 요요 현상이다. 요요는 원래 어린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인데 고무줄에 공 같은 것이 연결되어 있어서 멀리 보내도 고무줄의 탄력에 의해서 다시 처음 있던 자리로 되돌아 온다.
내 인생이나 다른 사람들의 인생을 잘 살펴보면 도처에서 요요를 관찰할 수 있다. 벼락치기로 공부해서 뭔가 아는 것 같아도 며칠만 남는 게 아무 것도 없고, 친한 척하고 다가와도 이익될 게 없어지면 바로 원래 자리로 휙 돌아가는 사람들은 또 얼마나 많았던가?
이런 요요들은 주로 그 사람의 삶의 본질적인 모습과 다른 모습이 되었을 때 주로 볼 수 있다. 좋아하는 여자와 결혼하고 싶어서 교회나 절에 나간 총각이 결혼 후에 그 종교를 여전히 가질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 사람의 내면에서 종교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다른 목적을 위해서 종교행위를 한다고 해서 오래 갈 리 없는 게 오히려 당연할 것이다.
요요가 생기지 않는 경우는 그 사람의 삶 자체가 그에 맞춰져야 하고, 그 사람이 하루 하루 살아가면서 무의식적으로 하는 행위들 속에 녹아들어가 그의 일부가 되는 때이다. 요요가 아니라 근본적인 변화가 그 사람에게 일어난다면 원하는 모습이 오랫동안 유지되고 시간이 지날수록 더 강화될 것이다. 삶은 서둘러서 되는 것도 아니고, 겉모습만 그렇게 만든다고 되지도 않는다. 내면에서부터 간절히 원하고 그렇게 살아야 하는 것이다.
요요로 점철된 삶을 살아오면서 후회도 많이 하고 반성도 했다. 예전에는 일단 저지르고 보자는 식으로 일을 했지만, 이젠 정말 내게 꼭 필요한 일인지 혹은 내가 간절히 원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 또 간절히 원한다면 내 삶이나 생활을 그에 맞춰서 조율할 수 있을지 한 번 더 질문해 보게 된다. 이렇게 질문해 보니, 지금 내 삶에서 중요한 것들 중에서도 버려야 할 것들이 나오고, 아직은 시작도 안 한 것이지만 공을 들여야 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말은 거창하게 하지만 사실은 너무 뻔 한 것이다. 버려야할 것은 남들의 평가를 너무 의식하며 살았던 삶이고 지금은 미약하지만 얻어야할 것은 건강과 사람이다. 이 두가지는 요요가 안되게 하루 하루 차곡차곡 쌓아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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