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먹에 맞아 쓰러지는 것도 매력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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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서 이종훈 선수
프로 데뷔 7개월만에 한국 챔피언, 아시아 10위권의 만 20살 선수. 페더급 한국 챔피언 이종훈 선수(20)의 수식어다. 2006년 11월 11일 프로에 데뷔한 지 7개월만에 한국 챔피언에 등극했고, 1차 방어를 마친 현재, 범아시아복싱협회(PABA) 랭킹 9위, 동양태평양복싱연맹(OPBF) 6위에 올랐다. 그럼에도 아직 프로경력 1년이 채 안 된 만 20살 (8개월)의 어린 선수다.
- 복싱은 언제 입문했고 그 계기는 무엇입니까?
어려서부터 지금처럼 체구가 작아서 학교에서는 맨날 키 번호 1번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기 싫어하는 성격 때문에 골목대장 행세를 하고 다녔는데, 그러다가 우연히 동네에 복싱체육관을 알게 되어 친구와 함께 입문하게 된 거죠.
입문한 지 4개월쯤 되던 연말에 서울시 소년체전 선발전에서 성사중학교 재학 중이던 랭킹 1위의 강타자를 이겼죠. 중학교 3학년에 올라가서는 서울시 아마추어대회에 우승을 했습니다. 그 결과 서울체고에 스카우트되었습니다.
- 아마추어 선수의 훈련 방법은 프로와 어떤 점이 다르죠?
아마추어 시합은 짧은 라운드 안에 포인트를 얻어야 하니까, 주먹 횟수가 일단 많아야 합니다. KO를 노리는 한 방을 믿고 경기에 나설 수도 없고, 나선다 해도 질 확률이 99%라고 봐야죠. 1R의 시간(3분) 동안 쉐도우 복싱(혼자서 허공을 치는 훈련)을 하면 후배들이 카운트를 합니다. 최소한 200회 이상 주먹이 나가야 하고 빠른 선수는 300회가 넘기도 합니다. 샌드백은 10초 동안 전력으로 무호흡으로 쉬지 않고 치는 훈련을 합니다.
- 죽을 고비를 맞고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복싱에 매진하는 이유는 뭘까요?
복싱의 매력은 '살아 있다는 기분이 들게 하는 것' 입니다. 상대 선수뿐만 아니라 환호하는 관중들과 나와 혼연일체가 돼서 보여주는 공연 같기도 해요. 도망치지 않고, 등을 보이지도 않고, 용감히 싸워서만이 공연을 끝내야 하죠.
맞고 쓰러지는 것도 복싱의 매력 중 하나입니다. '힘들다,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굴뚝같죠. 하지만 마음 한 켠에서는 '포기하지 마, 어머니를 생각해봐, 네가 가진 게 겨우 이 정도야?' 하면서 마음이 몸을 일으켜 세우는 상황. 정말이지 느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희열입니다.
- 링에서 쓰러졌을 때 어머님을 생각한다고 했는데, 입문했을 때 물론 어머님께서 반대하셨겠죠?
어머니께서 정말 걱정하시고 싫어하셨습니다. 특히, 전국체전에서 혼수상태에 빠졌던 상황을 나중에 친구를 통해서 들으시고는, 프로 신인왕전에 나간다는 소식을 듣고 시합 전날 체육관에 찾아오셨죠. 하지만, 늘 그랬듯이 어머니께서는 내가 무엇을 하고자 할 때 걱정은 하시지만 내 뜻을 꺾으신 적은 없으십니다.
- 복싱하면서 힘든 부분은 어떤 점입니까?
다들 마찬가지겠지만 육체적으로는 체중감량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힘이 빠지는 건 가난한 운동이라는 점이죠.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을 한 이옥성 선수가 프로로 전향하지 않듯이, 프로에 가봤자 라운드당 10만원 받는 지경이니 10R 뛰는 한국챔피언이래야 100만원 받는 데 비해, 아마추어복싱은 대학도 진학할 수 있고 실업팀 소속으로 매월 소득을 보장받습니다. 하지만 일반인들에게 아마추어 실업팀 소속선수와 프로복싱 한국챔피언은 비교할 바가 못 되죠.
- 좋아하는 권투 선수는 누굽니까?
타이슨을 좋아합니다. 비록 전 경량급이지만 타이슨의 복싱스타일을 많이 보고 배웠습니다.
- 그 최종 목표는 무엇입니까?
복싱선수로서는 당연히 세계 챔피언입니다. 하지만, 최종목표는 후회 없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그래서 프로복서로 권투글러브를 낀 것이고, 경기 결과를 떠나 후회 없는 승부를 위해 훈련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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