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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름다운 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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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어렵고 힘들었던 올해가 이제 끝이다. 이제 다들 마무리를 잘 하고, 새로운 시작을 준비해야한다.
최근에 읽은 법정스님의 <아름다운 마무리>라는 책에 나오는 글귀가 유독 마음에 남는 요즘이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내려놓음이다. 내려놓음은 일의 결과나 세상에서의 성공과 실패를 뛰어 넘어 자신의 순수존재에 이르는 내면의 연금술이다. 내려놓지 못할 때 마무리는 일어나지 않는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비움이다. 채움만을 위해 달려온 생각을 버리고 비움에 다가가는 것이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차 한잔을 앞에 두고 그 향기와 맛과 빛깔을 조용히 음미한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스스로 가난과 간소함을 선택한다. 맑은 가난과 간소함으로 자신을 정신적 궁핍으로부터 바로 세우고 소유의 비좁은 감옥으로부터 해방시킨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살아온 날들에 대한 찬사를 보내는 것, 타인의 상처를 치유하고 잃어버렸던 나를 찾는 것, 그리고 수많은 의존과 타성적인 관계에서 벗어나 홀로 서는 것이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언제든 떠날 채비를 갖춘다. 그 어디 어느 것에도 얽매이지 않고 순례자나 여행자의 모습으로 산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낡은 생각, 낡은 습관을 미련없이 떨쳐버리고 새로운 존재로 거듭나는 것이다. 그러므로 아름다운 마무리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차 한잔을 마시면서 읽은 책인데, 찻물이 다 비워지고 찻잔에 여액이 굳고 찻잔 부근에 정적이 머물 정도로 책에 몰두하며 읽었다. 그렇다. 인간은 누구나 시한부 인생이다. 영원히 오래 살 듯하지만, 지금 살아 있는 사람들 중에서 100년 후에도 지상에 살아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법정스님은 자신의 생에서 가장 집착을 경계하시는 듯하다. 난초 하나를 키우다가도 집착하는 마음이 생겨서 돌려주었다고 한다. 나에게도 유난히 집착하는 마음과 집착을 떨구는 기질이 공존하는 것 같다. 최선이 아니면 차선이고, 차선도 안되면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런 마음조차도 앞으로는 버리려고 노력해야 할 듯하다. 영원한 것이 어디 있으며 영원히 올라갈 수 있는 것이 어디 있으랴.
예전에 형성된 생각이라도 그것이 나를 옭아매고 힘들게 하는 것이라면 얼마든지 버릴 수 있어야 하리. 타인에 대한 마음도 가족이라고 기대를 하면 그 순간부터 집착이 되고 서운함이 생긴다. 가까운 친구라고 기대하면 그것조차 실망이 따르니, 모든 관계에 대해 마음을 비우고 타인이라고 생각하면 작은 손짓도 고맙고 차 한 잔 할 수 있는 시간에도 전율하게 된다.
이제 우리는 2008년을 아름답게 마무리해야한다. 법정스님의 말씀대로 탐욕과 집착과 번뇌를 내려놓고 정갈해진 마음으로 비움을 연습하고 새로운 시작을 준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독자분들께 법정스님의 이 말을 드리고 싶다.
<행복할 때는 행복에 매달리지 말아야 한다. 불행할 때는 이를 피하려고 하지 말고 받아들이라. 그러면서 자신의 삶을 순간순간 지켜보라. 맑은 정신으로 지켜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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