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초대석
건강상담
여성생활
아이디어세상
소비자길라잡이
청소년 고민상담
잡인터뷰
노무상담
지역뉴스
지역행정
법 률
세 무
부동산정보
지역축제
추천맛집

 


HOME > 커뮤니티 > 컬럼초대석

좋은 게 좋은 거다
작성자 정신과의사 이종호
사실 이 말은 별로 좋지 않은 의미일 때가 많다. 원래는 주로 원리 원칙을 따지고 사리를 분명히 처리하는 대신 문제점도 덮어두고 모른체하고 넘어가는 의미로 쓰인다. 어렸을 때 선배들에게 많이 들었던 말인데, 항상 내가 참아야 하는 억울한 상황에서 나온 말이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도 좋은 기억이 없다.


최근에 약간 다른 각도에서 이 말을 다시 바라보게 되었다. 21세기의 첫 10년이 지나는 시점에서 지난 10년간 내가 어떻게 살았나?하고 돌이켜 보았다. 실수도 많고, 잘못한 점도 많았다. 성취도 있었지만 실패도 그 못지 않게 많이 경험한 것 같다. 사람들이 다 어려운 상황이라 정신과의사라고 피해갈 수는 없었다. 30대의 혈기가 아직 남아 있을 때는 어떻게든 현실을 헤쳐나가려 애썼던 것 같고, 나중에는 어쩔 수 없이 기다려야 했던 상황이 닥쳤기 때문에 기다림을 배웠다. 마음이 상한 사람은 그 상처가 아물 때까지 도저히 낫지 않으니 기다려야 했다. 급한 마음에 좋은 얘기를 해준다고 해도 그건 다그치고, 이해하지 못한 말일 뿐이었다. 그러면 그 사람은 다시는 오지 않았다. 내색않고 기다려야 했다. 새로 채용한 직원은 모든 걸 다 새로 배우고, 적응도 해야 했기 때문에 기다려야 했다. 빨리 가르치려 해봐야 자신감만 잃게 하고, 더 위축되어 빨리 그만두게 되었다. 하고 싶은 말 많아도 참고 기다려야 했다. 구상했던 병원의 모습은 유례가 없는 불경기 인 탓에 생각했던 것보다 두배 세배 더디게 성장했다. 괜히 이일 저일 벌려서 기운만 빠지고 여러 가지 손대는 통에 전문성을 더 키울 시간만 버렸다. 기다려야 했다.


이 모든 기다림은 자신이나 타인 그리고 세상을 보는 마음이 달라져야 가능했다. 그 사람의 현재 상태와 단계를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가능했다. 내 눈에 보이는 잘못이나 얄팍한 수를 쓴다고 해도 그렇게 하지 않을 수 없는 심정을 이해하고 모른 체 하거나 서로 마음 상하지 않고 민망하지 않게 처리해야 기다릴 수 있다. 자신에겐 최선을 다하길 바래도, 남들에겐 “다 그런거지. 좋은 게 좋은 거야”라며 자신의 마음을 추스릴 수 있어야 일이 잘 돌아갔다.


세금은 꼭 나라에만 바치는 게 아니다. 진료하는 환자나 직원들, 심지어는 집에서 아이들에게도 세금을 바쳐야 편안하게 돌아가게끔 되어 있는 걸 너무 늦게 깨달았다. 아마 이것이 요즘 급격히 추락하는 40대 남자들, 더 넓게 보면 어른들의 길이 아닐까 싶다. 얼마 전 고집 부리던 딸이 했던 말이 귀에 맴돈다. “아빠, 자식 이기는 부모 없대요!”
 
 
다음글
컬럼초대석 찬호 박이 부르는 희망가! 방송인 이숙영
컬럼초대석 우승 팀은 연패를 당하지 않는다. 정신과의사 이종호
컬럼초대석 올레~~> 방송인 이숙영
컬럼초대석 나는 네가 누군지 아는가? 정신과의사 이종호
컬럼초대석 하얀 호랑이야 나비처럼 훨훨 날아라 방송인 이숙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