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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장 졸업식
작성자 정신과의사 이종호
기가 막혀 말이 안 나올 지경이다. 인터넷을 통해서 본 여학생들의 나체 사진은 모자이크 처리가 되기는 했지만 딸이 있는 모든 부모들에게 충격을 주었을 것 같다. 철부지 사랑에라도 빠져서 그랬다면 사춘기의 일장춘몽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이건 80년대식 고문과도 같고, 폭력행위 라고 밖에는 달리 볼 수 없다. 더 기가 막힌 것은 이 비슷한 행위들이 최근 몇 년 전부터 심심찮게 언론에 오르내렸을 정도로 학생들 사이에선 널리 퍼져 있고 가해학생들이 전혀 죄책감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자신들의 행위에 대한 생각이 없다는 점이다.


7080 세대를 그린 학창물을 보면 학교 당국이 폭력의 주체이고 교육환경 자체가 폭력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당시에는 정말 교사나 학교라는 시스템의 폭력적이었다. 그 당시에도 학생들의 폭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지금처럼 광범위하고 일상화된 정도는 아니었다. 최근의 폭력은 인격을 멍들게 한다는 점에서 더 심각해 보인다. 몇 년 전 납치를 당해서 원조교제를 강요받은 한 여학생을 면담한 적이 있었다. 당시에도 큰 충격을 받았다. 나이 어린 그 여학생이 납치와 협박 그리고 성폭행보다 더 무서워했던 것은 다른 학생들의 시선이었다. 가해자들과 같이 가는 것을 보았기 때문에 ‘같이 노는’ 학생으로 인식될 것 같아서 두려워했다. 워낙 충격적이어서 오랫동안 생각에 잠겨있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왕따 당한 다른 학생들이나 나중에 커서 심각한 정신질환에 시달리는 성인들을 보아 왔기 때문에 그 말이 이해가 되기도 했다. 눈에 보이는 폭력도 심각하지만 인터넷 댓글이나 문자를 통한 언어 폭력 또한 심각한 수준이다. 그런데도 아무런 조치도 없거나 늑장이다. 학생들의 폭력성은 하루가 다르게 더 심해지는데, 대책은 몇 년이 지나도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폭력성의 원인은 다양할 것이다. 일부 공부 잘 하는 학생을 제외하면 다른 학생들은 다 들러리로 전락하고 아무런 관심도 못 받는 교육 현실, 인터넷을 청소년들보다 어른들이 잘 몰라서 방치된 점, IMF와 이어지는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한 가정의 해체와 이로 인한 부정적인 세계관 등등이 우선 떠오른다. 한 마디로 하면, 사랑과 관심을 받을 수 없고 희망이 없어졌기 때문에 어린 청소년들의 마음 속에 그와 같은 공격성이 싹 텄다고 생각된다. 관심과 사랑, 그리고 희망의 제시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겠지만 먼저 학생들에게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의 한계를 보여줄 필요도 있을 것 같다. 쓰레기가 한번 버려지면 너도 나도 그 자리에 버리는 것처럼 폭력성이 용인되고 아무렇지도 않게 넘어가는 현상이 반복되면 폭력성도 전염된다. 근본적인 대책에 앞서 이런 흐름의 반전이 필요해 보인다. 올해 졸업식 폭행을 저지른 학생들에게는 엄중한 경고를, 내년부터는 홍보와 계도를 거쳐 강한 처벌을 할 때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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